매일신문

전문과학소설 바람

"의학·유전공학·컴퓨터 관련소재" 국내 소설계도 과학소설 바람이 일고 있다.

최근들어 전통적인 소설의 소재나 전개방식에서 탈피해 의학,유전공학, 컴퓨터에 관한 전문지식을바탕으로 공학박사, 컴퓨터전문가등 전문인들이 직접 소설쓰기에 뛰어들거나 기성작가들도 이들영역으로 점차 관심을 높여 실험적인 작품을 발표하는등 눈길을 끌고 있다.

이같은 국내 과학소설의 새로운 지평은 90년대 들어 의사출신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등 전문인들이 쓴 외국과학소설의 번역출판이 출판계에 선풍을 일으키면서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독자들에게도 과학소설이 그다지 낯설지 않고 추리소설의 형식에 따른흥미진진한 사건전개와 전문분야의 지식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는 과학소설의장점은 소설읽기의 묘미를 더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명진출판사가 전문인이 쓴 소설시리즈를 기획, 첫 권으로 공학박사 이종호씨(49)의 소설 아누비스'를 출간했다. 카오스이론에 의한 유체이동연구로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은후 해외유치과학자로 귀국한 그는 고대이집트문화에 조예가 깊은 이집트전문가. 이집트신화에서 사자의 삶을 심판하는 신으로 알려진 아누비스를 소재로 한 이 소설은 미라를 통해 고대이집트인들이 꿈꿔온 멋진 육체와 영원한 삶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20세기의 인간복제 문제와 연결시켜 치밀하게 전개해나가는등 국내 과학소설분야에서 신기원을 열고 있다. 출판사측은 앞으로사이버섹스를 소재로 한 컴퓨터전문가 강태진씨(한글과 컴퓨터사 이사)의 소설등을 차례로 펴낼계획이다.

한편 국내작가로는 처음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한 신예작가 이진우씨가 본격추리과학소설 유전공학'(전 2권 한뜻출판 펴냄)을 내놓고 과학소설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양복제사건과 인공염색체등 과학에 대한 기초지식을 작가의 상상력과 결합시켜 추리형식으로 풀어간 이 작품은 2차세계대전당시 일본군 731부대소속 과학자들에 대한 잇따른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미국 등지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혼란상과 유전자복제라는 새로운 생체실험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내밀한 심리묘사와 예상을 뒤엎는 반전등 탄탄한 소설구조로 그려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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