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야권 후보단일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신한국당이 이회창후보를 선출하고 대선체제에 본격 돌입, 세몰이에 나선 상황에서 단일화 협상에 마냥 발목이 잡혀 있을 수는없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양당은 여당후보가 선출된 21일 이후부터 단일화의지를 적극화, 내각제수용과 개헌시기,권력분점 방안 등 쟁점들에 있어 타결가능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단일후보선정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맞서고 있어 협상 타결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양당은 22일 열린 첫 실무협상에서 후보단일화를 조기에 실현토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합의문을 이끌어 냈다. 특히 자민련의 경우 김종필총재가"선거일 전전날까지 단일화를 이뤄내면 된다"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인식변화를 뚜렷이 감지할 수 있다.
자민련측 협상대표인 김용환부총재도"여당후보가 정해진 만큼 협상을 조기에 매듭지어 여야간 구도를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졌다"고 당내의 바뀐 분위기를 전했다.
김대중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 등 잇단 언론접촉을 통해 단일화 협상 시한과 관련,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두 후보가 두 달이고 석달이고 끌 수 있겠느냐"며 8월말 타결방침을 거듭확인했다.
김총재는 이의 연장선상에서 권력분점 의지를 더욱 구체화시켰다. 차기정권 전반부에 대통령을지낸 쪽은 내각제 개헌후인 집권후반기동안 총리를 맡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대선에 앞서공동집권 차원에서 예비내각(섀도 캐비닛) 명단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약속했다.내각제 수용문제 역시 지금까지는 이를 고리로 신한국당과 자민련이 전격 합의할 가능성을 경계해왔으나 여권후보인 이대표가 내각제 반대론자라는 점에서 이제 망설일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그러나 대선후보직은 당연히 자신 몫이라는 입장에선 한 걸음도 후퇴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협상은 주고 받는 것이라며 내각제수용에 대해 여전히 일괄타결을 주장하고 있는 방침에서 이를엿볼 수있다. 게다가 자민련은 여당 경선낙선자 등을 중심으로 내각제를 고리로 한 보수대연합을성사시키려는 카드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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