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건물에 사는 사람은 인간답게 살 권리마저 없나요" 북구 침산동 1090 박준환씨(29)의 말엔 분노와 설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21일 오전. 박씨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을 겪었다. 북구청 직원 4명이 집안에 들어와 애써 쌓아놓은 벽을 해머로 마구 부순 것. 박씨의 눈물어린 하소연과 애원도 아랑곳 없었다.박씨가 사는 6평짜리 집은 무허가 건물. 더욱이 집터는 지난 74년 도시계획상 도로로 묶여 버렸다. 증·개축이 안됨을 잘 알면서도 벽을 쌓게 된 것은 절박한 사정 때문. 지난 장마때 양철지붕으로 비가 새 두칸짜리 방과 화장실이 물바다로 변해 버렸다. 노모와 여동생을 제대로 부양하지못한다는 생각에 식구들 얼굴보기 미안할 지경.
이에 박씨는 안경금형공장에 다니며 마련한 '거금' 1백50만원을 들여 허술한 지붕과 벽을 고치기로 작정했다. 구청 단속에 걸리더라도 딱한 사정을 호소하면 이해해 줄 것으로 믿었다.그러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는 구청 직원들은 한마디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벽이 해머에 맞아 무너질때 순진한 믿음도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작업이 끝난뒤에야 구청 직원들은 '법대로'라는대답을 했다. "아무리 법이 중요하지만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해줘야지요. 비가 새는 지붕을 고치는 것도 안된다면 어떻게 살라는 말입니까". 이날 공교롭게도 신한국당 전당대회에선 '법대로'를신조로 내세운 사람이 대통령후보로 뽑혔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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