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수성 발걸음 수상쩍다

신한국당 이수성(李壽成)고문의 행보가 수상쩍다. 이고문은 지난 24일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일산자택을 방문, 조찬을 함께한 데 이어 25일 아침에는 자민련 김종필총재의 청구동자택을 찾았다.신한국당 경선이 끝난지 불과 3~4일만에 그가 양 김총재를 만나면서 여야를 넘나들고 있는 데 대해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에는 이회창대표로부터 선대위원장직을 제의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선 낙선후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기현상이다.

이대표가 당의 결속에 나서고있는 시점에 이고문이 돌연 야당총재들을 잇달아 만나자 정가에서는온갖 구구한 억측들이 나돌고있다. '보수대연합 구도'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데서 부터 정치적 활로모색이라는 등 그의 행보를 둘러싼 추측은 다양하다. 그러나 김대중, 김종필총재나 이고문은 의례적인 만남이라고 설명하면서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이고문은 "김대중총재와의 회동은 지난 번 안중근의사 추모식에서 만나 일산에 한 번 놀러가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 간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종필총재와는 김총재가 저녁식사를 하자고 전화를 했으나 이날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어서 조찬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이고문의 양 김회동에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국민회의 김총재가 신한국당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신한국당 낙선주자들과 민주계와의 연대를 시도하는 등 영남권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선에서는 5위로 낙마했지만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한 이고문이 연말대선에서 매력적인 연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보수대연합을 구상하고있는 김종필총재에게도 이고문은 적절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자신의 텃밭인 예산 재선거에서 패배하는 등 정치적 위기를 맞고있는 김총재로서는 이고문과 이한동고문등 신한국당 낙선주자들과의 연대를 통한 보수대연합 구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이끌리지 않을 수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고문 자신은 경선 전후 여러차례 신한국당을 탈당하지는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고"정치를하겠다는 의욕이 솟고 있지만 당인으로서 원칙은 고수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신한국당을 벗어난정치를 시도하기에는 족쇄풀기가 쉽지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이고문의 이같은 행보는 신주류의독주를 견제하면서 당내 입지확보를 위한'우회로'이면서 향후 정국에서의 행동 반경을 넓히기 위한 다목적 카드로 받아 들여지고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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