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로지가 주말쯤(26~27일) 상륙할 것이라는 예보가 피크로 향하던 피서 분위기를 어느정도 가라앉히던 25일 오후 칠포 앞바다.
불경기니, 태풍이니 해서 다소 어수선한 감이 없지 않지만 계절을 뛰어넘어 기다려온 여름휴가는감춰진 여성들의 열정을 폭발시키고야만다.
식을 줄 모르는 도시를 떠나 휴식같은 여유를 찾아, 코끝부터 시큰한 그리움의 바다를 찾아온 피서지의 여인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설렌다.
그리 번잡하지 않고 여유로워서 오히려 좋은 모래밭에서 미모의 한 여성은 꿈같은 바다를 배경으로 독서삼매에 젖어있다. 맘껏 내려쪼이는 햇살과 푸르른 바닷바람만 욕심날 뿐, 피서지면 어떠리기어이 이 영어 원서를 다 읽고야말리라는 결연한 자세를 풍기는 여인의 자신만만한 멋은 이 여름에만 찾아볼 수 있는 색다름으로 다가온다.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쳐져있고 동해안의 기암괴석이 이웃해있는 칠포앞바다는 가을 겨울, 그리고 봄 3계절 동안 여름오기만을 기다려왔다. 그 여름이 이제야 만개하면서 여인들을 맞고 있다.올해 부쩍 눈에 띄는 홀터넥(목에 거는 스타일) 수영복에 핫팬티를 걸쳐입은 20대의 두여성이 인근 숙소에 짐을 풀고 해변으로 향한다. 보수적인 지역성향때문인지 비키니는 이따금씩 눈에 띌뿐 대부분 탱크탑이나 무소매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바닷물에 뛰어들고 있다.파도와 물살을 마음껏 헤치며 스피드를 즐기는 제트스키는 꼬리에 매단 바나나보트의 여인들을장난스레 바닷물로 내다꽂고, 새로 들어선 칠포비치호텔앞 테라스에서는 한껏 여름 멋을 낸 두여인이 바람을 가르는 칠포 앞바다의 오후를 즐기고 있다. 서늘한 바람과 두눈에 넘치는 끝없는수평선을 배경으로 온몸을 씻길듯 부딪쳐오는 파도소리에 장단맞춰 비치볼을 주고받는 여인들과함께 여름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날 현재 칠포앞바다에 쳐진 텐트는 모두 2백여개. 어쩐일인지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들었지만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에는 울긋불긋한 텐트꽃이 피어날 것이다. 대구시하계휴양소, 대구은행 하계휴양소, 풍산산업 하계 휴양소등이 늘어선 1.7㎞ 칠포해변에서 만난 여름상인들은 주말에 피서객들이 많이 몰려오기를 은근히 기다린다.
별이 쏟아지듯 그렇게 아름다운 칠포해수욕장이 훌라춤이 흐르는 와이키키해변이나 비치호텔에서밤바다를 낮처럼 밝히고 있어 달빛아래 수영을 즐기는 선셋크루즈처럼 환상적인 해변문화를 갖추고 여심을 기다릴 날은 언제쯤일까.
〈崔美和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