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오른 대선정국-후보검증과 평가

여야 3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 대표와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 총재,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는 오는 12월 대선까지 여러 차례의 TV토론 등 언론을 통한 국민들의 호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대표가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은 여야 대선후보들에 대한 본격 검증과정의 서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야후보들은 각기 독특한 강점과 개성으로 국민지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극복할약점들도 적지 않다. 이후보가 당장 경선후유증 수습을 통해 화합의 정치력을 시험받고 있다면야권의 두 후보는 구시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와 DJP연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극복해야 한다.

이회창후보의 최대 강점은 야권의 두후보에 비해 젊고 참신하다는 것이다. 이후보의 정치경력이래야 지난 해 총선때 신한국당에 입당, 1년반정도밖에 되지않는다. 정치신인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감이 적지 않다. 이는 곧바로 이번 대선에서 신한국당이 기대하고 있는'3김청산'바람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한국당 경선에서도 드러났듯이 그의 일천한 정치경력은 독자적인집권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약점으로도 연결된다. 소신있고 개혁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그는 김윤환고문 등 구여권세력의 절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대선후보로 선출됐다는 점에서 대선과정에서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또 법관출신으로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얻은'대쪽'과'법대로'이미지도 그의 몇 안되는자산이다. 그러나 신한국당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포용력부족은 여권의 결속이 필요한 시점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대선후보로 제대로 검증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한국당은 앞으로어떤 돌출변수가 터질지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민회의 김후보는 40년동안 외길을 고수해 온 야권의 정치지도자로서 호남표라는 고정기반을 갖추고있어 30%%이상의 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그는 여기에 DJP연합표를 보태면서 대권에 도전하고 있다. 또 그는 대통령후보의 자질과 능력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있다. 그러나 대선4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고령은 적잖은 부담이다. 세 번에 걸친 대선출마로 그에 대한 검증은 누구보다 철저하게 이뤄졌지만 신한국당이 제기하고 있는 6·25당시군경력 문제 등 사상시비는 다시 거치지 않으면 안될 단골메뉴다. 그는 무엇보다 영남출신 후보가 없는 대선에서 호남표중심의 역지역구도를 통한 호남대 비호남대결구도 형성과 색깔론 등의고정관념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그는 30일 열린 TV토론에서 "나만큼 사상적으로 철저히 검증받은 사람은 없다"며 색깔론을 일축하기도 했다.

자민련 김후보는 여야를 넘나드는 절묘한 정치행보를 통해 행정과 정치에서 경륜을 쌓은 정치지도자다. 그의 주변에는 보수세력들이 포진해 있다. 보수대연합 구도는 그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씌워져 있는 2인자 이미지와 유신과 쿠데타의 주역이라는 사실은 수구세력의수장이라는 꼬리표로 각인되고 있다. 또 그의 지역기반인 충청권이 충남 예산출신인 신한국당 이후보의 등장으로 흔들리는 등 적지 않은 위기를 맞고있다. 대선출마 여부까지 위협을 받을 정도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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