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시내버스가 도입된지 40여년만에 처음으로 추진되는 노선 전면개편에 시민들의 반응은 민감했다. 개편안 시민공청회가 열린 30일 오후 대구시청 대회의실은 고함과 비난, 박수가 엇갈려 '난전'을 방불케했다.
개편연구팀 김기혁교수(계명대 교통공학과)의 설명이 한시간여 진행되는 동안 참석 5백여명 시민들은 숨을 죽인채'내집앞 노선'의 변화에 눈과 귀를 밝혔다. 이어서 질문시간. 일제히 수십명이손을 들었다.
"복현오거리~새마을오거리 노선을 늘려달라" "지산·범물서 수성교를 건너는 노선을 신설해 달라"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봉덕시장~황금아파트, 봉덕시장~지산·범물을 연결해 달라"는 봉덕시장번영회장의 건의도 있었다. 동구의원 박종원씨를 비롯한 공산2동 주민들은"주민·행락객 이용이많은 파계사 노선이 없다"고 지적, 연구팀의 시정 약속을 받기도 했다.
"월성아파트 노인정 대표다. 월성아파트에서 동사무소 가는 노선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노인정에못들어 갈 형편이다" "하빈면 주민대표로 왔는데 버스가 없어 애 먹는 달성지역 주민들을 고려해달라"는 읍소형도 있었다. "서문시장까지 잘 다니던 버스를 왜 중간에 잘랐느냐" "무슨 일이 있어도 칠성시장까지 다녀야 한다"는 호통형도 한 유형. 각양각색의 시민이 참가한 만큼 요구도 다양했고 꼭 관철시키려는듯 목소리가 경쟁적이었다.
그러나 회의장 한켠, 한숨만 내쉬는 사람들도 있었다. 버스조합 관계자들. "노선이 전면개편되면몇개월 동안은 승객이 눈에 띄게 줄 것" "버스마다 새 노선안내판을 설치하는 데만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부담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내버스 기사 황하광씨는 "공동배차제라 기사들이 1백개 노선을 새로 외우려면 1년은 걸릴 것"이라고 황당해 했다. "기사들의 스트레스가 커져 사고가 잦아질까 걱정"이라고도 했다.
1시간 이상 주민들의 하소연, 호통, 심지어 비난까지 받은 연구팀 교수들은 공청회가 끝난후 "생각도 못한 수모를 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관심들이 그만큼 높다는 표시로 받아들이고 확정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3시간도 안된 짧은 공청회가 이렇게 힘들었는데 실제 개편후 겪게 될 일들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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