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다. 연일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피서행렬이 줄을 잇고 차량들로 도로마다 대혼잡을 이루고 정전사고와 더위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매년 겪는 여름이지만 해마다 열도가더해가고 열대야(熱帶夜)현상도 길어진다.
열대야란 야간최저기온이 섭씨 25도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지표는 낮에 태양열을 받아 더워졌다가 밤이 되면 복사열을 방출하는데 대기중의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복사열을 흡수, 이를 지상으로 되돌려 보냄으로써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이다. 특히 녹지가 부족한 도시는 높은 인구밀도 건물, 주택, 냉방장치에서 나오는 폐열, 자동차와 공장에서 나오는 산업열등으로 인해 밤기온이 더올라간다.
무더위와 열대야현상이 계속되면서 사람은 물론 동식물조차 견디기가 어려워진다. 기온이 사람의평상체온(섭씨 36.5도)을 넘으면 인체는 열을 식히기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땀을 방출하고말초혈관을 확장해 데워진 혈액을 피부가까이로 밀어내 열을 방출시키려는 것이다. 혈관의 부피가 늘어나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며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진다. 이때 일어나는 현상이 옛사람들이 '더위 먹는다'고 하는 '열피로'현상이다.
불황과 실업의 증가, 지루한 정쟁에 더위까지 겹쳐 '열피로'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해마다 열기를더해가는 한여름 무더위가 예사롭지 않은 데 우려가 더욱 크다. 인간이 파괴한 자연환경으로 인한 기상이변 현상 때문이다.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가 사진과 함께 발표한 보고서는 인간이 자초한 재앙의 두려움을실감케 한다. 알래스카의 베링빙하가 지구 온난화현상으로 지난 1백년간 1백30㎢나 줄었으며 이로인해 생긴 70㎢의 바이터스호수에 떠있는 수천개의 녹아내린 빙하 사진도 공개했다. 그린피스는 베링빙하가 위치한 북극의 서부지역은 지난 30년간 10년에 1도씩 기온이 높아졌다고 밝혀 석유 석탄등 화석연료와 산업화로 내뿜는 각종공해 물질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의 상승은 물론 이로인한 각종 기상이변도 세계곳곳에서 나타나고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중국 북부 서안(西安)지방에는 기록적인 무더위로 2백50명이 숨졌으며 천진과 북경등 다른도시들도 최악의 혹서에 시달리고 있고, 미국 중서부지역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혹서로 많은 사람이 숨졌으며 수백명이 응급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유럽에서는 2백년만의 대홍수로 피해가 계속 늘고 있으며 독일과 폴란드의 국경을 이루는 오데르강둑의 일부가 무너져 야단들이다. 지난 80년대 세계광범위한 지역을 강타했던 해수온도 상승으로 인한 엘니뇨현상도 전세계적으로 확산, 기상이변이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상이변현상이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미치고 있다. 지난 4년간의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과 북한의 홍수, 올해의 장마후 무더위도 지구 온난화현상에 따른 기상이변현상의 하나라고 기상학자들은 말한다. 기상청 조사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남한의 지표온도는 계속 상승했으며 일본기상연구소는 앞으로 1백여년후의 동해의 수위가 20㎝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이같은 자연의 재앙은 결국 인간이 자초한 것이기에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도 결코 방치해서는안된다. 1천만대 차량보유를 자랑하기전에 이로인한 배출공해차단에 힘을 써야한다. 개발과 정치논리에 밀려 파괴를 거듭하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보호하여 구호로만 외치는 환경보호를내실있게 추진해야 한다. 대통령과 권력은 유한하다. 권력쟁취를 위한 투쟁은 국력의 낭비일 뿐장기적인 안목에서 국가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기상이변을 막아 나라와 지구를 살리기 위한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장원익(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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