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당대선후보 TV토론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30일밤 TV토론회에서「준비된 대통령」이란 슬로건을 입증이라도 하듯 정치, 경제 등 각 분야에 대한 질문자들의 물음에 주저하지 않고 답변하는 등 철저히 준비된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일부 민감한 사항들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김총재는 수차례나 『걱정하지 말고 일단 한번 맡겨달라』는 식으로 지지를 호소했으며 야권후보단일화와 관련해서도 그 가능성을 낙관하면서 자신으로의 단일화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날 토론회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김총재가 메모를 전혀 보지 않은채 답변해 나갔으며 그 방식 또한 시종 『첫번째, 두번째…』하는 식의 논리적 전개였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사회자가『논리적이어서 손해보는 일이 없느냐』고 물을 정도였으며 이에 대해 『요즘에는 논리와 감성이조화돼야 하는데 저는 천성이라 그게 잘 되지 않는 것같다』고 답했다.

또한 시종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질문을 경청하는 등 젊고 부드러운「뉴 DJ」이미지 심기에도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다른 대선후보들과 비교되는 강점으로 『40년동안 감옥에 있거나 망명때도 이 나라를 바른정치의 길로 끌고 갈 준비를 해왔다』고 피력했다.

동시에 후보단일화의 상대인 김종필총재의 국정운영 능력과 관련, 『독재가 경제개발에 필요하다고 강변한 사람이 있었으나 오늘날 옳지 않은 것으로 증명됐다. 대기업 중심개발은 안된다고 내가 주장했을 때 대기업에 집중한 잘못된 근대화를 한 사람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종필총재가하루전 토론회에서 DJ의 3단계 통일론을 평가절하한 데 대한 응수로 보인다. 결국 단일후보는 자신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신한국당 이회창대표에 대해서도『 4천5백만이 타고 있는 한국호가 표류하게 된 원인은 선장은 물론 일등항해사에게도 있다』며 이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뒤 『나는 방향감각이 뚜렷하고 항해기술이 충분한 선장이니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김총재는 이어 『야당이 후보만 단일화하면 국민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었던 만큼 국민에게큰 희망을 주게 돼 플러스 알파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단일후보의 파괴력을 거듭 강조했다.단일후보 결정방식으로 『혼자 생각해 본 것인데 대통령제가 좋다는 사람이 대통령을 먼저하고내각제가 좋다는 사람은 개헌해 총리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답변,자신으로의 단일화론을 폈다.내각제 개헌이 집권만 염두에 둔 헌법파괴가 아니냐는 질문에 『국민의 동의를 얻고 국회 3분의2 지지를 얻어 하자는 것이므로 결코 헌법파괴가 아니다』는 식으로 예봉을 피해갔다.유신세력 핵심이었던 자민련과의 연대를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며 『자민련과 통합하는 게 아니라 연립정부를 하자는 것이며 외국 예를 보더라도 연립정부는 이념이 다른사람끼리 얼마든지 한다』고 응수했다.

그는 사상시비와 관련, 수차례나 검증을 받아 왔다는 점을 지적한 뒤 『굳이 편을 가르자면 선거때마다 여당을 도와준 북한은 어디 편이냐』고 역공,자신을 방어했다.

나아가 그는 이대표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을 겨냥한 듯 사상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한 반증으로 자신의 두 아들이 육.공군 중위로 각각 제대한 사실을 역설했다.

집권하면 김영삼대통령과 통치스타일이 비슷할 것이란 시각에 대해 『두 사람은 민주화를 위해싸웠으나 김대통령은 노태우정권과 손잡아 변신했다』고 지적한 뒤 『다른 점도 많으니 맡겨 주면 알게 될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김대통령 퇴임후 보장이 사법처리를 않겠다는 것이냐는 등 일부 까다로운 질문에는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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