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예비회담, 본회담 이어지도록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무릎을 맞대는 4자회담 예비회담이 내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 참여하는나라들은 제마다 욕심과 속셈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본회담이란 큰 목표에 이르지 못하고 4국(國) 4색(色)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세계속의 마지막 분단국인 한반도의항구적 평화를 모색하는 자리니 만큼 자국이익에 관한 톤은 되도록이면 낮추는 회담이 되었으면한다.

우선 북한 핵문제 이후 4자회담을 끈질기게 추구해 온 한·미양국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와긴장완화를 위한 신뢰구축 조치등 두가지를 주의제로 상정해 두고 있다. 한미정부는 두가지 사안을 북한이 원하는 식량과 경협, 그리고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와 맞물리게 하여 서서히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한미양국이 구상하고 있는 평화협정은 △남북간 상호 체제인정 △내정불간섭 △상호불가침의 3대원칙을 조약 또는 협정형태로 선언하고 4자회담에 참여하는 미중(美中)이 이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또 신뢰구축방안으로는 △남북 군당국자간 직통전화설치 △대규모 부대이동 및 군사훈련 사전통고 △양측 군대의 휴전선 후방 철수 △상호 공격용무기의 감축도 주의제로 상정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한미양국의 평화를 위한 구상은 어디 까지나 북한의 입장을 배제한 순수 구상일뿐 현실과는 다소거리가 있다. 북한은 4자회담을 식량회담으로 몰아가면서 회담전에 1백만t의 선지원을 요구하게될 것이다. 거기에다 북한은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는 주한미군철수문제를 다시 들고 나올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한미양국의 평화안과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안이 맞닥뜨려지면 이는 열리지 않는 자물쇠와 열수없는 열쇠의 싸움으로 번져 결국 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여기에 4자회담이 미국의주도로 진행되는 것을 고깝게 생각하는 중국이 북한의 주장을 동조한다든지 약간의 제동을 거는날이면 4자회담은 상당한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4자회담에서의 중국의 역할은 매우 크다. 중국은 안보전략의 기본목표를 '국가현대화 건설을 위한 평화적 환경의 확보'라는데 두고 있으며 한반도의 안정도 그들의 중요한 전략목표로 설정해두고 있기 때문에 가볍게 북한의 손을 들어주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여러가지 어려운 여건속에서 예비회담이 열리는 만큼 우리측은 북한을 너무 몰아붙이지도 말고그렇다고 양보위주의 기선을 빼앗기지 말고 그야말로 운영의 묘를 살려 회담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 예비회담을 본회담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중과의 확실한 공조에 있다는 것도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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