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시아 노마노프가 보석 볼모 위기

"볼모의 처지에 놓인 로마노프가(家)의 보석" 1917년 볼셰비키혁명당시 몰수당한 조부의 피아노공장을 환수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의 한 변호사가 현재 미국 순회전시중인 러시아 로마노프왕가의 보석컬렉션을 압류해 줄 것을 미국법원에 요청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보석컬렉션은 최근 2개월여동안 휴스턴에서 많은 관객들을 동원하는 등 성공적인 전시회를 마치고 다음 전시회를 준비중이었으나 현재 발이 묶인 상태.

러시아정부가 상트 페테르부르크 소재 자기 집안 소유의 피아노공장을 양도할때까지 대신 로마노프가의 보석을 소유하기를 희망한다며 원고인 리 매그니스변호사가 휴스턴지방법원에 가압류신청을 낸 때문이다.

원고의 외조부인 칼 슈로더 소유의 이 재산은 당시 많은 유럽의 왕실들이 고객이 될만큼 뛰어난음질의 피아노를 생산한 유명한 피아노공장이었다. 혁명으로 공장을 몰수당하자 창업자 슈로더는이후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이주했다.

지난 94년 그의 손자인 리 매그니스가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현재 '레드옥토버'(붉은 10월)피아노제작소로 바뀐 자기의 재산을 반환해주도록 러시아정부에 요구, 처음에는 긍정적인 반응을얻는듯 했다. 하지만 러시아정부는 태도를 바꿔 이 공장이 러시아정부의 재산이므로 국가가 관리해야한다며 반환을 거부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리 변호사는 로마노프가 보석에 대한 압류신청과함께 재산반환문제가 해결될때까지 로마노프가 보석전시회의 수익금도 동결시켜줄 것을 법원에요청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3세기동안 러시아를 통치한 마지막왕조 로마노프가 소유의 보석과 예술품으로 구성된 이 컬렉션은 지난 4월 워싱턴시 전시회때도 전시회 입장료 감면을 요구하는 러시아인들의 항의로 며칠동안 길거리에서 전시회를 갖는등, 비운의 로마노프가의 운명처럼 수난이 그치지 않고 있다.〈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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