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로 구속돼 재판중인 정태수(鄭泰守)씨가 구치소에서 정계로비를 지시한것처럼 보이는 옥중 메모가 발견된 것은 어안이 벙벙할 일이다.
A4 용지 13쪽 분량의 이 옥중 메모에는 신한국당 경선 후보등 정치인 7명의 이름이 적혔고 이중한명의 이름에 1억이라 쓰였으며 '가지고 있는것 좀 사용'이라고 첨서돼 있다는 것이 그 골자다.이에대해 메모를 전달 받은 당사자인 허정훈(許正勳)변호사는 "신한국당의 경선 내용을 설명한메모와 변호사 수임료를 1억원 달라고 한 것이 겹쳐 기록돼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로비지시 사실을 부인했고 정씨 또한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워낙 뛰어난 로비 솜씨로 우리의 정치, 경제를 뒤죽박죽으로 분탕질친 정씨인지라 본인이비록 부인을 하고 있다하더라도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만큼 사법당국이 옥중메모가 정(鄭)씨 자필인지 또 지시대로 로비가 이뤄졌는지를 밝히기위해 조사에 나선 것은 당연하다할 것이다.
옥중 메모에는 신한국당 경선구도를 3파전으로 분석, 모 경선주자와 정발협(政發協)소속 민주계중진 의원이름을 선으로 긋고 '1억'이라 표시된 외에도 "지금 정부 힘 없다. 대선 끝나고 내가 나가서 문제 해결한다" "12월께 사면으로 나간 즉시 법정관리 할 수 있도록 할것"등의 기록도 보인다 한다.
만약 이 메모대로라면 겨우 가닥을 잡은듯한 한보 문제가 다시 어떤 방향으로 진전될는지 요령부득이 된다.
게다가 1억원이라는 돈이 과연 전달 됐는지도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한보'때문에 골병 든 정치인이 한, 둘이 아닌 요즘 아무리 몫돈이라 한들 덥석 삼킬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 조사해서 밝힐 것은 밝히는 것이 국민의 의혹을 푸는 길이다.로비 대상으로 메모에 이름이 오른 정치인들이 한결 같이 펄펄 뛰며 부인하고 있다하거니와 이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시중의 한 기업인이 옥중에서까지 우리 정치에 파문을 던지고 정치인들을 실색시키는 이러한 정경유착 구조에 다시한번 분노와 비애를 느낀다.
그러나 오늘의 이 정치 현실은 바로 우리가 왜곡된 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치 못한채 방관하거나오히려 영합했던데서 비롯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차제에 옥중 메모의 진상을 조사해서 만약 사실이라면 철저하게 관련 당사자를 응징하는 것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지름길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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