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개혁특위 출발선서 벌써 삐걱

5일 첫회의를 가지려던 정치개혁 특위가 민주당의원 포함여부를 놓고 여야의견이 맞서 출발선에서 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이는 민주당의 성격에 대한 여야의 시각차이 때문이다. 때문에 본격적인 협상은 커녕 상견례도 하지 못하고 며칠간 소모적인 자리수 싸움을 벌여야 할 형편이다.기본적으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정당의 성격도 모호하고 교섭단체도 아닌 민주당에 왜 한자리를배분하느냐는 인식이다. 민주당에 한 석을 더 준다면 결국 신한국당의 자리만 한 자리 늘려주는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1인 포함 주장은 여야동수 특위라는 합의사항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사태라는 것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시각이다. 같은 야당이라고 하지만 민주당을 국민회의와 자민련에서는 '이단(異端)'시 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충남 예산 재선거와 포항북 보궐선거였다. 포항에서는 민주당의 이기택총재가 출마했으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무소속의 박태준후보를 지원했다. 이총재의 심사가 뒤틀린것은 당연하다. 또 충남예산에서는 민주당의 충남지역 원외위원장들이 자민련의 조정석후보를 지원하지 않고 신한국당의 오장섭후보를 밀었다. 이래저래 국민회의·자민련과 민주당은 물과 기름이 돼 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4일 신한국당이 야당몫 특위위원 9명 가운데 민주당 몫 한자리가 배분돼야 한다는주장을 제기한 것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반발하는 것도 당연했다. 자민련의 이정무총무는 "색깔이 분명치 않은 민주당이 참여할 경우, 성향으로 봐서 여야동수라는 의미가 상실된다"고 말했다.

결국 정치특위의 초반 표류는 민주당을 활용, 야권의 실질적인 발언권을 축소시킴으로써 기선을제압하려는 신한국당과 반DJ, 반JP노선의 민주당을 가급적 배제시키려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기(氣)싸움의 결과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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