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가시가 들어갔을때 엄마는 "아이고, 내 새끼"라고 주문을 외우며 거친 손으로 비벼주었다.엄마 손만 스쳐가면 눈을 찌르던 가시가 거짓말처럼 사라졌으며 때로 아프던 배가 감쪽같이 나았음은 물론이다. 엄마 품을 떠난 뒤에도 마음은 언제나 고향에 머물러 있었다. 고향의 산이며 고향의 강, 그 금모래빛 백사장이 내 정서의 뿌리가 되어 언제나 눈에 어른거렸다.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를 외치며 교문을 나선 후에는 선생님도 잊어버렸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잊어버린 선생님은 늘 그 자리에 계셨다. "제가 아무개입니다"하면 선생님은 금방 알아보신다.품어준 고향, 키워준 어머니, 성장의 거름이셨던 선생님들이 아니었던들 지금 나는 어디에 서 있을 것인가. 이들은 내 인생길 구비구비에 자리잡고 있는 은혜의 섬이다. 오늘 잠시나마 그 우뚝한은혜의 섬에 오르고 싶다.
먼저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자. 차마 입밖에 내지 못했던 말이지만 난생처음 용기를 내어 "어머니사랑합니다"하고 고백을 하자. 혹여 아득히 먼 곳에 어머니가 계신다면 한참동안 어머니를 묵상해보자. 그리고는 일상사를 젖혀두고 고향을 찾아 나서자. 거친 삶의 물결을 헤쳐나가노라 한가한적이 언제 있었던가. 한동안 찾지 않은 고향, 알아보는 이 없어도 괜찮다. 다음에는 선생님의 현주소를 더듬어보자. 오늘 나의 모든것이 선생님 덕분이기에 오랫동안 뵙지 못했지만 결코 잊은적은 없었노라고 아뢰면서 학창시절로 돌아가보자.
(경북 영주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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