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예인 복장 규제, 선전만 요란 실속은 없어

3일 오후 3시 K2TV 주말연속극 '파랑새는 있다' 재방송 화면. 드라마의 주무대인 나이트클럽 샹젤리나에서는 백댄서들이 예의 흐느적거리는 듯한 춤을 추고 있다. 천박한 화장과 속옷을 연상시키는 타이트한 원피스차림.

댄스듀오 클론이 반바지와 빡빡머리 때문에 가요톱10에서 가발과 나팔바지로 중무장 하고 분위기에 안 맞는 엘비스 흉내를 내야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이어 5시 55분에 방송된 슈퍼 선데이 에출연한 신인그룹 지누션 .

멤버 션은 레게퍼머와 염색머리 때문에 방송위의 지적을 받은 바 있어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나왔다. 스카프 밑으로 노란 레게퍼머 머리가 치렁치렁 늘어져 있고 헬스클럽에서는 아예 수영복차림으로 섹시한 몸매를 뽐냈지만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방송3사는 최근 청소년의 건전한 정서를 해치는 연예인의 불량한 복장 을 규제한다며 저마다 청소년보호의 일등공신임을 앞다퉈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연예인 복장규제 바람의 선봉에 서있는 KBS의 실태를 살펴봤듯이 요란한 선전에 비해실속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요톱10에서 엄정화와 그룹 쿨이 입은 배꼽티가 문제가 되자속이 다 비치는 스카프를 둘러 무사통과되는 식. 지나치게 또는 자극적으로 묘사한 것 , 훼손할우려가 있는 것 등 모호하게 표현된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방송3사는 찢어진 청바지, 선글래스, 남자귀걸이 등 나름대로의 규제방침을 마련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몰상식한 조치 라며 반발을 사고 있는 터다.

한편으로는 불륜과 폭력, 사치를 일삼는 내용의 드라마들을 버젓이 내보내면서 쇼 오락물 출연연예인들의 복장 만 문제삼고 있는 각 방송사는 그나마 규제실태도 눈가리고 아웅 식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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