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AL기 추락참사 정부·정치권 움직임

▨청와대

'8·5개각'으로 국정분위기를 일신하려 했던 청와대는 6일새벽 대한항공 801편이 추락했다는 '비보'가 날아들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비통한 분위기에 젖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이날새벽 3시30분께 청와대 관저에서 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과 조홍래(趙洪來)정무수석및 반기문(潘基文)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받고 내각에 긴급대책마련을 지시하는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김대통령은 "엄청나게 유감스러운 일로 정부는 진상파악과 대책마련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정무수석은 전했다.

조수석은 "김대통령이 매우 침통해 했으며 걱정을 대단히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실장은 이에 앞서 삼청동 공관에서 반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김대통령에게 즉각 보고한 뒤 이날새벽 5시 총리집무실에서 열린 고건(高建)총리 주재 관계장관 비상대책회의에참석했다.

청와대 외교안보상황실은 이날새벽 2시30분께 미CNN방송을 통해 '1보'를 접하고 반수석에게 상황을 즉각 보고했다.

청와대는 특히 국정분위기 일신의 일환으로 차기 대선관리및 임기말 국정마무리를 위한 개각을단행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대형참사가 발생하자 경악과 허탈감이 교차하는듯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분위기.

▨관계장관회의

정부는 개각으로 관가가 술렁거리고 있는 가운데 6일 새벽 괌에서 대한항공 801편이 추락하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고건총리는 이날 새벽 5시 총리집무실에서 유종하(柳宗夏)외무, 이환균(李桓均)건교, 김한규(金漢圭)전총무처장관등을 불러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여는등 사고수습을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다.총리실 관계자들은 이날 새벽 2시 40분께 외무부 상황실로부터 KAL기 801편 추락을 처음으로전해듣고, 곧바로 삼청동 공관에 있는 고총리에게 직보.

자고 있다가 연락을 받은 고총리는 정부종합청사 당직총사령실을 통해 외무·건교 및 총무처장관에게 연락, 새벽 5시 총리 집무실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할 것을 지시했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

총리실 당직관계자는 이어 조건호총리비서실장, 전날 개각에서 노동장관에 임명된 이기호 전행조실장및 건교 담당국·과장에게 차례로 연락했고 이들은 새벽잠을 설친채 황급히 출근했다.회의 소집에 따라 김 전총무처장관과 이장관은 이날새벽 4시 50분께 집무실에 도착한뒤 계속 건교부 상황대책본부 등에 전화로 연락하며 사고경위와 구조상황을 파악.

유외무장관은 외무부 상황실에서 좀더 사고내용을 파악하고 자료를 챙기느라 이날 회의 초반에는불참.

고총리는 이날 새벽 4시55분께 침울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누런 행정봉투를 손에든채 황급히 집무실에 도착, 곧바로 회의를 주재했다.

고총리는 대책반 급파와 대책본부설치를 확인한 뒤 '대책반에는 외무부 요원이 같이 나갈 것'을지시했다.

회의는 특히 이건교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대책본부를 건교부에 설치,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기로 하는 한편 미국및 괌당국과의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을 위해 외무부에도 제2차관보를반장으로 하는 해외대책반을 설치, 가동키로 결정.

정부는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 1차 관계장관대책회의에 이어 오전 7시30분 세종로 정부청사 후생관에서 조찬을 겸한 제2차 관계장관대책회의를 열어 다각적인 사고수습대책을 논의.고총리는 "긴급구조와 부상자 치료가 가장 급선무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총영사관에 훈령을 내려 현지에 의료진이 부족한지, 우리 의료인력을 파견해야 할지를 판단하라"고 유외무장관에게 지시.

고총리는 또 대한항공에 상황대책본부와 유족대책본부가 설치됐다는 보고에 "승객 가족에 대한정보서비스가 중요하므로 신속히 창구를 일원화해 정보제공에 혼선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그는 "괌 현지에도 대책센터를 설치하는게 어떠냐"며 괌 총영사의 직급과 총영사관 규모등을 물은뒤 "현지에서 총영사 중심으로 사고처리를 하도록 하라"고 지시.

▨신한국당

신한국당 당직자들은 6일 KAL기 추락사고 소식을 접한 뒤 아침 일찍부터 속속 여의도당사로 집결, 사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회창대표는 이날오전 MBC-TV 아침 토크쇼 '10시 임성훈입니다'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KAL기 사고로 무기연기됨에 따라 곧바로 당사에 나와 박관용사무총장, 하순봉대표비서실장, 박종웅기조위원장, 이윤성대변인 등과 함께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이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새벽 자택에서 KAL기 사고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긴급회의에서 박총장은 사고개요와 조치, 향후 대책 등을 보고했으며, 이대표는 당내 재해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유가족 지원 등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대표는 회의뒤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신기하의원이 탑승한것 같은데 뭐라고할 말이 없다"면서 신의원의 생사를 물은 뒤 "걱정이 많으시겠다"고 위로했다.

▨국민회의

국민회의는 신기하의원부부를 포함, 광주의 시·구의원 등 24명이 사고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알려지자 침통한 분위기속에 생존여부를 확인하느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당은 6일 아침 조세형총재권한대행주재의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한 뒤 위원장인 유재건총재비서실장을 포함해 임채정, 김명규, 박광태의원등 국회건설교통, 보건복지 법사위소속 의원 7명으로 '희생자 및 유가족대책위'를 구성했다.

또한 이날 오전중 대책위원중 유실장 등 4명을 현지에 급파, 신의원부부외에도 한국인 희생자와생존자들에 대한 구호구조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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