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AL기 추락참사 3대 문제점

미국의 항공관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한항공 괌도 추락사고와 관련, △대한항공측이 보유 항공기들에 첨단경고장치를 갖추지 않은 점 △부조종사가 조종사에게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는 한국적조종실 문화 △한국인 조종사들의 경험부족 등 세가지 측면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지가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사고는 한국과 미국 항공기들이 기술 및 조종실내 의사소통에서 현격한 차이를보여주고 있다면서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수사관들은 이같은 요인들이 이번 사고에 어떤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조사하게 될 세가지 분야는 다음과 같다.

▶경고장치

=미국 항공사들은 지난 95년 콜롬비아 칼리에서 일어난 아메리칸항공 보잉757 여객기 추락사고이후 약1천1백개의 지상근접경보강화시스템(EGPWS)을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아직까지 이같은장치를 하나도 갖추지 않았다.

이 장치는 조종사에게 임박한 위험을 1분간 경고하는 것으로 많은 경우 조종사들은 1분동안에 문제를 시정할 수 있다.

사고가 난 대한항공 801편에 부착된 것으로 보이는 구식 장치는 경고시간이 10~30초밖에 되지 않아 대응시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조종사의 실수로 항공기가 랜딩기어를 내린 채 활주로에 못미쳐 착륙할 때 조종사에게 경고를 해 주지 못한다.

새로운 경고장치는 지구 위치점검위성과 세계지도를 사용, 위험이 어디에 도사리고 있는지 지적해주며 항공기가 활주로에 못 미쳐 착륙할 경우 경고를 해준다.

앨 고어 부통령의 항공안전.보안위원회는 미국내 모든 항공기에 이를 부착할 것을 권고했으나 아직 의무사항은 아니다.

비행안전재단(FSF)의 한 관계자는 "모든 항공기가 이 장치를 갖춘다면 이같은 유형의 사고는 근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실내 의사소통

=한국 문화에서는 손 아랫사람이 손윗사람에게 질문하는것은 아주 무례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조종실에서는 이같은 예절이 치명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항공 관계자들의 생각이다.지난 78년 12월 오리건주 포틀랜드 부근에서 유나이티드 항공 DC-8기가 추락했을 당시 기장은연료가 떨어져가고 있다는 부조종사와 엔지니어의 경고를 무시한채 비행하다 사고를 당했다. 이후 서구 항공안전 관계자들은 젊은 부조종사들에게위험을 감지하면 행동을 요구하도록 가르치고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조종실에서는 '기장은 왕'으로 통하며 한국인 기장들은 질문을 받는 일이 거의 없다.

이번 801편은 공항에 접근하면서 어둠과 폭우, 번개 등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했으며 이항공기의 유연한 착륙을 유도할 자동장치가 작동하지 않고 있어 조종사들은 이미 익숙해진 자동계기 대신 기본적인 작동에 의존해야만 했다.

이같은 상황은 어느 조종사에게나 어려운 것이지만 서로 얘기를 잘 나누지 않는 한국인 조종사들에게는 특히나 힘들었을 것이다.

"조종실 내부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데이터가 폭주했을 것이고 혼자서 동시에 이 모든것을 소화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 FSF 관계자의 말이다.

▶비행경험

=많은 한국인 조종사들은 미국내에서 미국회사가 제작한 항공기 비행훈련을 받으나 훈련시간은 3백~5백시간에 불과하다.

미국 항공사들의 신참 조종사들은 1천5백~3천시간의 비행경력을 갖고 있다.

비행학교를 갓 졸업한 신참조종사들은 미국내에서는 주로 비행교관으로 소형기를 비행하는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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