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순출마 지역정가 반응

"'환호성'-'악재우려' 어수선"

조순(趙淳)서울시장의 대선후보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지역정가는 갑자기 혼돈의 회오리속에 휘말렸다. 득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또 큰 악재가 될 우려도 있어 손익계산이 분주하다.그러나 여·야 어느쪽도 선뜻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경계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한다.○…지역 신한국당은 조시장이 지난번 서울시장선거에서는 야당공천을 받고나와 당선됐지만 전체적으로는 여권의 표를 더욱 많이 잠식하게 될것이라며 내심 불편한 심기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김영삼(金泳三)정권이후 실시된 각종선거에서 여당참패를 가져온 지역정서를 의식하면 조시장의 출마가 여권에 또하나의 악재라며 향후추이를 주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즉 '반(反) 김영삼 비(非) 김대중'의 지역정서상 조시장의 출마는 중심을 잃은 상당수의 표가 조시장에게 흘러가게 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특성상 여권성향의 표중 상당수도 빠져나가는배출구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지역 신한국당 관계자는 "DJ(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나서면 (신한국당 후보가) 유리한 게 사실이지만 제3의 후보가 나타나면 지역정서상 손해보는 것은 불보듯 뻔한 사실"이라며 대선전략을전면 수정해야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불안해했다.

○…"이래나 저래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조순시장출마를 바라보는 자민련대구경북지부는 여전히 답답한 마음뿐이다.

자민련TK가 흔들리고 앞날을 예측할수 없는 상황에서는 조순시장출마에 큰 관심을 쏟을 여유가없는 것이다. 박철언(朴哲彦)부총재등 비주류 일부가 당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다 지역출신의원들도 제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이 높아 대선보다는 대구경북지부 유지문제에 더신경을 써고 있다.

한 관계자는 "조순시장이 출마한다면 김종필(金鍾泌)총재가 지역에서도 4등으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 후보가 난립할 경우 당선확률이 희박한 후보는 지지도를 한꺼번에 까먹기 십상"이라고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조순출마에 가장 환호성을 울리는 곳은 국민회의 대구경북지부.

조순출마가 영남권표를 분산시키려는 국민회의의 대선전략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반여비DJ'(여당은 반대하고 김대중총재는 안된다)가 대구경북정서라고 한다면 조순시장이 지역표를 상당부분 잠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헌철대구시지부대변인(서갑위원장)은 "현재 분위기가 대선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면 조순씨가 지역표의 20%%이상을 가져가고 김대중총재가 15%%, 이회창대표가 30%%정도를 얻을 것"이라고구체적인 전망까지 내놓았다.

○…포항북보선 패배로 실의에 빠져있던 민주당대구경북지부는 조순시장영입으로 활기에 차있다.대구경북지부는 12일 오전 권오을의원(안동갑)주재로 대구경북지부에서 위원장및 당직자연석회의를 열고 새출발을 다짐하고 대선전략을 논의했다.

김천사무처장은 "조순시장영입에 시민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대구경북에 상당한 득표력이 있을것이다"고 말했다.

○…당초 조순시장을 '야권 3후보'로 추대하려던 국민통합추진회의 대구경북지부는 아직까지 혼돈속에 빠져있다. 올해초부터 유인태전의원등이 조순씨추대에 공을 들였는데 그결과물을 민주당에게 빼앗긴 셈이 됐다. 그렇다고 민주당에서 빠져나온 처지에 다시 합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이강철통추집행위원은 "대구경북지부는 조순시장보다는 젊은 후보추대로 입장을 정했다.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등 몇몇 인사가 통추에 의사타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李敬雨·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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