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나자 모두 꿈에 부풀었다. 이젠 고향에 돌아가는 것이다. 수천명이 항구를 메우고 고국서 오는 배를 기다렸다. 하루 이틀 한달 두달… 결국 배는 오지 않았다. 고국은 그들을 버린 것이다.
TBC는 8.15 특집으로 영주 귀국한 사할린동포들의 사연들을 다큐멘터리로 구성한 돌아갈수 없는 나라 (연출 최문정)를 15일 밤 8시55분 방송한다.
반세기 동안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살아온 사할린교포. 1945년 3만2천여명에 달하던 그들중 영주귀국한 이는 약 2백명정도. 그러나 그렇게 그리던 고향은 생각처럼 따뜻하지만은 않다.88년 처음으로 영주 귀국한 권주문할아버지는 고향인 군위에서 8년째 독신으로 살아가고 있다.90년 귀국, 50년만에 아내와 만난 김서진할아버지는 5년전 아내를 사별하고 대구에 사는 조카가족이 돌보고 있다. 8년째 조카집에 얹혀 사는 손남식할아버지는 강제징용전에 낳은 딸을 찾다가최근에는 치매증상까지 보인다.
딸을 두고 남편과 함께 강제징용간 이옥순할머니. 90년 남편과 귀국, 예순을 바라보는 노인이 된딸을 만났지만 50년의 세월을 뛰어넘기엔 힘든 그 무엇이 있다. 지난해 남편이 죽고 작은 아파트에서 혼자 기거한다. 사할린에 남겨둔 5남매가 죽도록 보고싶다.
어린시절 추억을 그리며 그토록 애타게 찾은 고향. 그러나 이젠 거동조차 힘든 노인이 돼 있다.정을 나눌 일가친척도, 친구도, 자식도 없는 외로운 삶. 차라리 추억속에만 넣어둘 걸. 여기는 영원히 돌아가지 못할 나라일지도 모른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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