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4자회담 전략 숙고해야

4자회담 1차 예비회담에서 몇가지 합의는 보았지만 장기적 안목의 4자회담 전망은 쉽게 낙관할수 없는 어두운 편이다. 한미 양국은 뉴욕에서 열린 1차 예비회담에서의 탐색전을 끝내고 오는 9월15일로 예정된 2차회담의 준비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크게 기대할 게 없다'는 것이 4자회담을 지켜보는 시각들이며 외국 언론들까지 이에 동조하고 있다.첫째 이유가 북한이 기대하는 4자회담과 한미 양국이 희망하는 회담이 성격도 다르고 참뜻도 다르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해 4월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 미대통령이 공동으로 제안한 4자회담을 1년 4개월만에 겨우 받아들여 1차 예비회담의 자리에 앉게 된것은 나름대로의 이득을 챙기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지 한반도의 평화는 사실상 안중에도 없는 것으로 분석돼 왔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북한이 4자회담을 논하면서 설명회와 예비회담등 구지레한 과정들을 삽입한것은 우리나를 비롯하여 관심있는 선진국들로부터 식량등 더 많은 단물을 빨아먹기 위함이지본회담을 내실있게 치르기 위함은 아니었다.

만약 북한이 4자회담의 성공을 바란다면 '현 한국정부와는 대화하지 않을 것'이란 말을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미하원 정보특별위 소속 위원들에게 흘리지 않았을 것이며 한국이 제공한 식량을 군량미 또는 특권층 식량으로 전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은 지금도 남북한간의 가슴을 연 대화는 안중에 없고 다만 북·미간의 협상을 통해 휴전협정체제를 대체할 평화보장 체제 마련과 아울러 주한미군의 철수문제를 거론해 보겠다는 것이다.북한의 속내는 이번 1차예비회담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그들의 협상방식인 '일괄합의 동시실천'방식을 이번 회담에도 도입, '동시·일괄타결'키로 합의했다. 한미양국도 '동시·일괄타결'을 4자본회담으로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부분합의'까지도 물거품으로 만드는 북측의 계략이 숨어 있음을 간파해야 한다.

북한이 대부분의 사안을 오케이해놓고도 마지막 하나를 비토해버렸을 경우엔 '대부분'이 '마지막하나'때문에 희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협상팀은 4자회담이 바로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열쇠인양 너무 집착하는 인상부터 거두어야 한다.

벼랑끝 전술등 상상을 초월하는 외교협상을 펴온 북한이 우리측의 집착을 역이용하면 우리는 뺏기기만 할뿐 얻어오는게 없을 수도 있다. 우리 정부도 이제 느긋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4자회담은 깨져도 좋다'식의 우직한 고집도 부려 볼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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