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안전무방비 괌항로 폐쇄를

괌공항 관제시스템의 허점들이 속속드러나면서 이런 공항이 어떻게 지금까지 국제공항으로 존속할 수 있었는지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없다.

관제시스템이 거의 제로상태였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괌공항에서 그동안 대형사고가 속출하지 않은 것은 거의 기적이요 요행으로 봐야할 정도로 아찔하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미국교통안전위원회등 사고원인조사 관계자들이 밝혀낸 괌 아가냐공항 관제시스템의 문제점을 보면 우선 비행기 이·착륙에 핵심역할을 하는 활공각유도장치와 최저안전고도경보장치가작동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형사고는 항상 일어날 수있다는 개연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이번 KAL기추락의 원인도 이같은 관제장치의 고장에다 악천후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는 주장이갈수록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 책임자도 이번사고의 원인으로 꼬집어 지목할수는 없지만 이것들이 전혀 배제될 수없는 요인이라고 분명히 언급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기가 찬 것은 괌공항 관제탑엔 레이더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미합동조사단의 한국측 관계자가 밝힌 것으로 이는 두가지 문제점을 던져주는 핵심사안이다. 레이더가 없었기 때문에 괌공항측은 KAL기가 추락한지 25분뒤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는 사실이 현지기록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사실을 거꾸로 뒤집어 보면 레이더가 있었다면 희생자를 줄일수도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KAL사고 유족들 입장에선 통탄할 노릇이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KAL기는 추락 1시간후에 폭발했고 그로 인한 희생자가 대부분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항레이더가 작동했다면 좀 더빨리 구조가 이뤄졌을 것이고 희생자는 그만큼 줄었을 것이란 결론에 이른다. 유족들 입장에선정말 아쉽고 억울하기 짝이 없는 대목이다. 이 공항의 원시성을 그대로 노출한 문제점은 활주로유도등이 정전으로 제구실을 못할 때가 종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12일밤에는 태풍영향으로 공항에 정전이 있었고 이에 따라 유도등이 꺼져 때마침 착륙하려던 3대의 비행기가 공항상공을 선회하다 인근 사이판 공항으로 회항한 사실이 밝혀졌다.더욱 가관인 것은 정전에 대비한 비상발전시설마저 고장난채 방치됐다는 점이다. 이런 공항이라면 아예 폐쇄하든지 아니면 괌지사의 주장처럼 철저한 보수를 하는게 급선무이다. 문제는 이런문제점을 모를리 없었던 KAL이나 아시아나등 우리 항공사들이 왜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었는지정말 한심한 노릇이다. 이런 현실적인 위험속에 더 이상 비행기를 보낼 필요가 있을까. 밤비행기운행만 제한할게 아니라 전면 보수때까지 아예 항로자체를 폐쇄함이 옳은 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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