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대선 공방전은 초반부터 혼탁하다. 21세기를 겨냥하는 대통령 선거인만큼 국제화 시대에걸맞은 정강정책과 공약이 당연히 쏟아져야할 시점에 때아닌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 아들병역(兵役) 시비를 둘러싼 여야의 저질스런 치고 받기 싸움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앞으로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나가겠다는 '비전' 제시는 눈 씻고도 볼수없이 선거 초반부터병역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소모적인 인신공격은 이것이 과연 이나라 최고 지도자를 뽑는 선거판인지, 저자 거리 장사치들의 아수라판인지 얼른 판가름이 되지 않는다. 물론 이대표 아들의 병역문제에 납득못할 점이 있다면 검증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여야의 확전(擴戰)이 상식을 뛰어넘을만큼 끈덕지고 저질스럽다면 우려치 않을 수 없는 것이다.야당이 이대표 아들 병역문제를 물고 늘어지자 신한국당이 양김(兩金)씨를 검증한다는 명분으로이들을 비난하는 책자를 배포하고 있는것도 대통령선거전을 치르는 집권당의 자세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다. 이대표 경우처럼 집권당의 대선후보가 도덕성에 의문점이 있을때 야당이 이에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것은 '있을수 있는 선거전략' 아닐까.
물론 신한국당으로서야 야당의 검증요구가 지나치다고 생각되는 점도 없지않겠으나 그렇다고 널리 알려진 양김씨의 과거행적을 굳이 책자로 만들어 배포하는 것이 무슨 득(得)이 될 것인지 생각해봄 직하다. 게다가 요즘 병역시비를 둘러싸고 여야대변인들이 벌이고 있는 설전(舌戰)은 듣는쪽이 오히려 부끄러워 외면할 지경이다. "요절낼 사람", "아스피린을 상시 복용해야할 치매환자","사술과 카멜레온의 전형"에서부터 "고장난 축음기처럼 비열한 정치공세"에 이르기까지 막말을마구잡이로 퍼부어대는 저질의 공방을 거듭하고 있으니 이러고도 이들이 15대 대통령선거를 개혁정치의 시발점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인지 측은한 마음마저 든다.
병역문제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면 물론 해야한다. 상대후보에 대해 석연치 않은점이 있다면 이를 문제삼아 설명을 요구하고 당사자는 성실하게 해명해야 한다. 또 추가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도 물론 필요하며 상대방에 대해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도 두말할나위 없다.질의응답의 결과를 두고 그 판단은 국민에 맡기면 되는 것이다. 여야는 병역시비에 대한 검증은그것대로 처리하는 한편 한걸음 나아가 미래지향의 정책대결로 선거운동의 격조를 높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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