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유럽기행 체코-프라하

'프라하의 봄'으로 우리 귀에 익숙한 이 도시는 공산권 붕괴이후 그야말로 봄을 구가하고 있다.해마다 35억달러의 관광수입을 체코에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9세기 보헤미아 왕국의 수도로자리잡은 이래 1천여년의 역사만큼 다양한 건축물들과 아름다운 고도(古都)의 모습을 간직하고있어 옛부터 '북부의 로마'라는 이름을 얻은 프라하다. 유럽대륙의 파란만장한 역사속에서 대부분의 도시들이 전란으로 폐허가 되었던 경험이 있지만 프라하는 큰 전화(戰禍)를 한번도 입지않은행운이 따랐기에 옛 모습을 시대별로 고스란히 간직해 마치 유럽 건축사의 교과서 같다.블타바 강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발달한 프라하의 강 동편은 고지대로서 프라하성(城)이 있고 서편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자리잡고 있다. 도시를 동서로 이어주는 13개의 다리중 하나인 칼루브 다리는 중부유럽에서 가장 오래된(1406년 완성) 석조다리인데 30개의 성자(聖者)상이 양쪽 난간에 늘어서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다리는 차량통행이 금지되어 있어 거리의 화가며 악사들과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 사이를 헤치면서 볼거리와 살거리를 찾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다리를 건너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흐라트차니 언덕에 있는 대통령궁인 프라하성을 만날 수 있다. 14세기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이 성에는 교회와 미술관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흐라트차니 광장에서는 프라하 시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탑과 교회가 많은 프라하시가의 모습은 유럽의 옛 도시를 가장 원형에 가깝게 지니고 있다.

반대로 칼루브 다리위에서 석양무렵 황혼에 비친 프라하성을 보는 것도 장관이다. 해가 완전히지변 프라하성을 향해 조명을 비추기 때문에 야경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체코의 가장 유명한 특산품중 하나는 맥주인데 특히 블라즈드로이라는 상표가 유명하다. 시내의카페나 맥주홀에서 맛을 보아도 좋지만 맥주를 사서 언덕위에서 야경과 함께 즐기는 낭만도 괜찮다. 프라하의 치안은 유럽의 다른 도시에 비해 나은 편이라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은 늦게까지다녀도 위험하지 않다.

블타바 강 서편의 중심가는 좁고 꼬불꼬불한 길과 교회 광장등이 마치 중세도시에 와있는 느낌을준다. 중심가로는 버스가 다니지 않고 '트람바이'라고 불리는 전차만 다녀 공기도 쾌적한 편이다.구시가지는 지도를 구해서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구경하는 것이 좋은데 건축이나 미술에 조금만관심이 있으면 건물하나 골목하나가 흥미롭다.

◇구(舊)시청사 광장=구시가지의 중심인데 구시청사 시계탑의 천문시계가 유명하다. 매시간 정각마다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서 시계탑의 창이 열리며 예수의 12제자 인형이 나타났다 사라지는데 이것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이 시간에 맞추어서 모여든다. 이 광장은 체코의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고 가끔 무명음악가들의 연주도 있어 벤치에 앉아 쉬면서 구경할 수 있다.◇바츨라프 광장과 국립박물관=프라하에서 가장 번화한 중심가이다. 고급호텔과 은행, 백화점이몰려있다. 1968년 '프라하의 봄' 당시 소련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곳에서 벌어졌고, 1990년 공산체제 청산으로 성공을 거둔 민주화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이 광장끝에 있는 국립박물관은 진기한 보석과 화석, 암석 등을 전시한 광물질이 유명하다.

◇프라하의 음악=프라하가 '음악도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않다. 드보르자크와 스메타나등이 대표적인 체코의 음악가이며 모차르트도 프라하를 자주 찾아 인연이 깊다. 그를 소재로 한영화 '아마데우스'의 야외촬영 일부도 프라하에서 이루어졌다.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연주가 끊이지 않는데 시내를 다니다보면 연주회 표를 사라는 권유를 자주 받게된다. 조금 여유가 있으면 연주를 듣는 것이 좋은 경험인데 교회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수준높은 연주를 들을 수 있다.◇체코여행의 유용한 정보=환율은 1달러당 약30크로네(체코의 화폐단위)로 비교적 안정된 편이다.시내에는 밤늦게까지 문을 연 환전소가 많아 환전에는 불편이 없다. 서유럽에 비해 물가가 상당히 싸다. 배낭여행객이라면 영양보충을 할 수 있는 곳이 프라하이다. 호텔이 아닌 조금 외진 레스토랑에서는 썩 훌륭한 성찬을 1인당 4~5달러에 즐길 수도 있다. 숙소를 미리 예약하지 않고 프라하에 도착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차역 등의 관광안내소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유스호스텔에서 민박이나 고급호텔까지 모든 숙소에 대한 정보를 갖고 친절히 안내해 줄뿐 아니라 그 자리에서 예약까지 해준다. 단 유스호스텔은 여름에만 문을 여는 경우가 많다.

〈프라하(체코)·김기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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