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능선.계곡마다 잊지 못할 추억 가득" 우리는 너무 부자다. 지리산 1억3천만평이 우리 것이고, 아름다운 설악산이 우리 것이고, 방방곡곡에 산재한 유명산들이 모두 우리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등기만 하지 않았을 뿐이다. 등기하면취득세니 토초세니를 물어야 하니까 그냥 그대로 두고 한번씩 보여주기만 하면서 회비받아 챙기는 우리는 부자다. 산 팔아먹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 이라 할까. 대구 안내등산연합회 월례회때이같은 자조섞인 농담에 모두 환한 얼굴이 된 적이 있다.
무질서하게 난립한 안내등산업계가 회원들의 산에 대한 의식과 개념을 바로잡고 올바른 산악관을고취시키고, 정신과 육체의 건전한 발전과 아울러 안전산행을 위해 한마음이 되자고 뜻을 모은것이 92년도 봄이었다. 구태의연한 놀이문화에 젖어들던 산행을 나름대로 재정립하며 힘든 길 마다 않고 새로운 산행코스를 개척하면서 산악동지들의 뜻에 부응하는 마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리산 마야계곡 답사때 밤새워 코펠뚜껑을 두드리며 산짐승을 물리친 일, 6월달 덕유산 능선에서 진눈깨비를 동반한 악천후로 저승문턱까지 갔다온일, 정월초하루 설악산 서북능선 바위틈에졸고 있는 아가씨를 업고 가다 함께 염라대왕께 문안인사드리러 갈뻔한 사연…. 그런 잊지못할체험이 주마등처럼 떠오를때 돌아온 탕아를 감싸주는 어머님의 품속같은 산의 포근함을 다시한번확인하게 된다.
때로는 조금 불편할 수밖에 없는 산으로 가는 길 을 택한데 대해 자책감이 들기도 하지만 18년동안 함께 걸어온 악우들의 모습이 뇌리에서 씻기지 않고, 새로운 산을 향한 불꽃 튀는 열정이식지 않는 한 산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산으로 가야하는 또하나의 이유는 우리는 너무 부자라는 사실이다. 전국의 명산이 모두우리 것인즉 무소유의 소유감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산으로 갈 것이다.김조성(대구 안내등산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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