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YS·조순시장 오찬회동 안팎

뒤늦게 알려진 김영삼대통령과 조순서울시장의 지난 16일 청와대 오찬회동은 조시장의 요청으로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시장은 김대통령에게 대선출마로 인해 끝까지 시장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하고 시장직 사퇴에 대한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대통령후보로 나서게 된 경위와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아울러 김대통령에게 내년도 서울시 예산지원 등 시정현안에 대해서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주말인 이날 오전부터 김대통령의 공식일정이 없어 청와대 주변에서는 최근 대선정국과 관련, 이인제경기지사(13일)에 이어 또 누군가가 김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하는게 아니냐 하는 관측이나왔으나 청와대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함구로 일관, 확인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조시장의 측근에 의해 회동사실이 슬며시 알려지고 대선정국과 관련해이날 두 사람간에 깊숙한 얘기들이 오가면서 모종의 '밀약'이 있었을 것이라는 등 갖가지 추측들이 나오자 불쾌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정치권에서의 이같은 억측이 난무하는 것을 원하지않기 때문에 회동사실을 알리지 않겠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뜻이라면 지켜주는 게 도리가 아니냐는 얘기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0일 "서울시장직을 도중하차하고 곧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나서는 만큼 국정책임자에게 이를 설명, 양해를 구하는 식의 예의를 갖추자는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입장을 보였다.

어쨌든 이에 대한 김대통령의 반응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

정가에서는 일단 김대통령이 조시장으로부터 직접 대선출마를 결심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완곡하게나마 만류, 초대 민선시장으로서 끝까지 시정에 전념해 줄 것을 당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이인제경기지사를 독대한 것을 비롯해 앞으로 이한동·이수성·박찬종고문 등 신한국당 경선 탈락자들과 만나 독자출마 자제를 설득하고 당의 결속과 이회창후보 지원을 당부한다는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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