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아 인수보고서 유출

"삼성 조기진화 부심"

삼성그룹의 기아자동차 인수의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그룹 내부보고서가 유출돼 재계에 상당한파문을 일으킴에 따라 이 보고서의 유출경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겉으로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반응이지만 그룹내부에서는 감사팀이 나서 보고서의 유출경위에 대해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하는 등 부산한 모습이다.그룹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보고서의 내용은 도저히 외부로 유출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지난번 삼성자동차의 한 직원이 경쟁사에 근무하는 대학선배에게 건네줬던 '자동차산업구조조정보고서'와 달리 이번 문건은 그룹내부에서도 극히 제한적인 인사들만이 열람할 수 있는 내용으로채워져 있다.

따라서 조직에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이를 외부에 유출시켰다는 가정은 성립하기어렵다는 것이 그룹의 분위기다.

계열사의 한 임원은 "이만한 내용의 문건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자체가 충격"이라면서 "이 문건의작성자가 삼성이 아닌 다른 기업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 정도"라고 말했다.다른 임원은 "그룹의 공식적인 경영지침으로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로 흘러나갔을 것"이라면서 "기획부서 직원들은 워낙 많은 보고서들을 접하기 때문에 어느 보고서가 언제 작성됐는지를제대로 기억조차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식 경영방침으로 채택되지 않은 보고서라도 그 자체가 외부로 흘러나갈 경우 미치게될파장을 고려, 모두 폐기처분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외부로 유출된 사실은 치밀하기로 소문난 삼성그룹의 조직에 허점이 드러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 그룹 직원들의 반응이다.그룹 관계자는 "컴퓨터와 복사기에 파묻혀 일하는 사무실 환경을 감안할 때 문서 하나하나를 일일이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우발적인 계기로 외부에 흘러나갔을 공산이 크다고말했다.

그룹은 사태의 조기진화와 재발방지를 위해 우선 보고서유출 경위를 철저히 규명키로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