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올 여름 덜 더웠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23일은 처서(處暑).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이 올 여름도 막바지임을 실감케 한다.올 여름 대구·경북지방 날씨의 가장 큰 특색은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 예년에 비해 비가 많이 온데다 강우형태도 단기 집중호우가 아닌 지속성 강우여서 대구 특유의 찜통더위를식혔다. 올 6월부터 8월 20일까지 대구지방에 내린 비는 7백34.9mm로 지난 91년 이후 6년만에여름철 3개월동안 내린 비로는 가장 많다.

비가 자주 내리면서 일조시간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일조시간은 8월이 가장 길지만 이달에는 22일동안 무려 12일이나 비가 내려 71시간에 불과했다. 남은 8일동안맑은 날이 지속되더라도 예년에 비해 매우 적은 일조시간이다. 최근 10년간 8월중 가장 일조시간이 길었던 해는 지난 90년으로 2백42.7시간이었다.

비가 자주 온 근본원인은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 기단의 팽창. 장마가 끝나면서 '복(伏)더위'를 가져다 줘야 할 북태평양 기단 대신 오호츠크해 기단이 우리나라로 확장하면서 '시원한 여름'이 계속됐던 것이다. 예년같으면 한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초부터 22일까지 낮 최고기온 중 섭씨 30도가 안 되는 날이 올해는 열흘이나 됐다.

여름철 기상의 불청객 '태풍'도 3차례가 있었으나 대구·경북지역에 직접 피해를 준것은 없었다.대구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올 여름은 예년에 비해 기온이 낮았다"며 "그러나 9월초까지는 늦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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