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미없는 중·고생 봉사활동

대구지역 관공서나 복지시설 등지에 요즘 '불청객'들이 들끓고 있다. 성적에 반영되는 사회 봉사활동을 위해 몰려든 중·고교생들. 여름방학이 끝나기전 봉사점수를 따기위해 학생들이 대거 '벼락치기' 봉사활동에 나선 것.

이 바람에 일이 쉽고 '시간 인심'이 후해 봉사활동대상으로 인기가 높은 소방서 우체국 구·군청에서는 특별히 시킬 일거리가 없자 밀려드는 학생들을 밀쳐내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특히 학생들이 많이 몰린 21일 달서경찰서 형사계와 민원실 앞에는 20여명의 중·고교생들이 오전내내 일거리를 못찾아 인력시장을 방불케 했다. 달서우체국은 새벽 6시30분쯤 부터 몰려들기시작한 학생이 40여명에 이르러 선착순 25명만 받고 나머지는 돌려보냈다. 불교한방병원 과 달서구청도 21일~22일 이틀간 일찌감치 만원사례. 달서소방서는 경쟁이 치열해 예약을 하는 학생까지있다 한다. 수성구·남구 등 다른 구·군도 상황은 매한가지.

학생들이 한꺼번에 봉사활동에 나서자 이들에 대한 기관단체들의 냉대도 심했다. 21일 오전 10시30분쯤 달성군청을 찾은 ㅅ여고 2년 마모양(17)은 "새벽 6시에 일어나 이곳에 왔으나 퇴짜맞았다"며 "이런 봉사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ㄱ여중 3년 백모양(15)은 "선생님이 고교입시 원서를 내기 전에 봉사활동을 끝내라고 해 25일 개학 전에 13시간을 모두 때울 생각"이라며 "며칠 안되는 방학을 봉사활동으로 보내려니 힘겹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교내에서 청소를 시키고 봉사활동으로 가름해주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30분 일하고4시간 확인서를 써주는 관공서까지 있어 중·고생들이 봉사활동에서 '사회의 부조리'를 먼저 배우지 않나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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