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금사 여신회수억제결의 배경

22일 국내 30개 종금사 사장단이 긴급모임을 갖고 보유 기업어음(CP)의 급격한 회수를 억제키로자체 결의한 것은 이렇게 가다간 종금사와 기업이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3개월 미만의 단기자금업무를 주로 취급하는 종금사들은 최근 한보,기아사태등 여파로 심각한 '유동성 부족' 즉 재원난을 겪고있다. 예금유치와 은행권 차입이 유동성 부족 해소책이지만 은행의MMDA(수시입출식 고금리상품) 등장으로 예금을 은행권에 대거 빼앗기고있는데다 원화 및 외화차입도 사실상 중단돼 종금사들은 '실탄'부족에 시달리고있는 상태.

궁여지책으로 종금사들은 기업에 대출된 자금(CP)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유동성 부족 모면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는 되레 '기업의 부도 촉발→대규모 부실여신 발생→종금사의 유동성 부족'이라는악순환을 낳고있다.

자금사정이 그 어느 기업보다 좋다는 해태상사가 종금사의 CP회수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진데서나타났듯이 국내 어떤 기업도 종금사의 급격한 자금 회수에는 견뎌낼 재간이 없는게 사실이다.이렇게 된데는 은행보다 자금을 쉽게 대출할수 있다는 '단맛'에 빠져 국내기업들이 종금사 대출의존도를 지나치게 높여 여신구조가 취약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있다. 상당수 기업은 단기운용자금으로 운용해야 할 CP를 장기자금인 고정자금·시설자금으로 무리하게 운용해 유동성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금융공황 도래도 배제할수 없다는게 금융권의 우려였다. 지역기업과 종금업계는 물론 은행권에서도 종금사 사장들이 급격한 자금회수 억제를 결의한 것은 늦은감이 있지만 잘한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당수 지역기업들은 최근까지 대구종금,영남종금,경일종금 등 3개 지역소재 종금사를 제외한 서울지역 종금사들로부터 조기 자금 회수와 추가 담보요구 등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왔다. 이때문에 기업들은 종금업계의 이번 결의가 반드시 지켜지기를 기대하고있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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