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ㅎ.ㄴ글 격인 워드프로세서 '창덕Ⅱ'에는 단축키가 2개 있다. ctl키와 J, ctl키와 I를 누르면 각각 김정일과 김일성이 크고 진하게 나온다. 이 두가지는 북한에서 문서를 작성하면서 가장많이 쓰이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정보통신 현황을 연구해온 박찬모 포항공대 교수가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남북과학기술교류심포지엄에서 북한의 컴퓨터 기술을 소개했다.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음에도 북한은 컴퓨터에 관심을 보여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많은 기술적 축적을 이룩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고급장비와 자본을 필요로 하는 하드웨어 분야는낙후를 면치 못해, 아직도 16비트 컴퓨터를 생산하는데 그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북한은 우수한 인력을 조기 발굴, 상급학교진학 등 많은 혜택을 주면서프로그래머 양성에 힘쓰고 있다. 박교수는 앞으로 한국의 하드웨어 기술과 북한의 값싸고 우수한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한다면 엄청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실제로 북한의 소프트웨어 중에는 오히려 한국보다 앞선 것도 많다. 북한에서도 세계적인 분위기에 맞게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윈도우95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영어판을 사용하고 있지만 '단군'이라는 프로그램을 깔면 한글 사용이 가능한데, 북한의 표준코드인 '국규'뿐만 아니라 남한의 KS코드도 포함되어 있다. 발음식 입력이 가능해 한글 자판 없이도 입력이 가능하다는 점도 독특하다. 예를 들어 'guei san gi'를 치면 '계산기'라고 나온다는 것이다.
그밖에 '조선침구'나 '고려의학'등의 의학 프로그램이나 '테트리스'등 게임, 학습용 프로그램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북한의 관심을 반영하듯 남북한 대치 상황을 입력한 모의전쟁(워게임) 시뮬레이션 등도 발달했다.
북한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분야. 인터넷의 중요함은 알고 기술적으로도 연결 준비가되어 있지만 막상 허용될 경우 무제한으로 밀려올 정보의 홍수가 체제의 불안을 야기할 우려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 현재 북한관련 사이트인 조선중앙통신 등은 모두 일본이나 미국에서 인터넷상에 올려지고 있다.
박교수는 컴퓨터 용어, 자판, 자모순, 코드 등은 반드시 통일전에 공동안을 마련해야 통일 이후의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金起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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