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불거진 장승길 북한대사 망명사건이 남북관계에 새로운 암초가 될지에 국내외 관심이집중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특히 지난 19일 북한 신포에서 분단이후 최대의 남북협력사업인 경수로 착공식을 성공적으로 마쳐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어나갈 것이라는 기대 가운데 돌발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교차되는 반응을 보였다.
장대사 망명사건은 황장엽(黃長燁)씨 망명사건이후 예상돼온 북한체제 핵심계층의 심리적 동요를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인 한편 북한측이 이번 사건을 남북대화 거부및 미북간 대화채널 확보에역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으나 장대사가 망명 북한외교관중에서 최고위급인데다가 현직대사로 김일성 김정일부자의 분신으로 활동해 왔다는 점에서 한동안 예민한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안승운(安承運)목사 납치사건, 주블라디보스토크 최덕근(崔德根)영사 피살사건 등을예로 들며 북한이 즉각 보복성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고하고 있다. 또 최근의 오익제(吳益濟) 전천도교 교령 입북사건을 거론하며 경쟁적인 역공작을 통한 남한내 친북세력의 자진 망명조작 등의 활동을 벌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남북관계 경색의 불가피성을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장대사 일행이 미국의 보호하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북한측은 미국과의 직접 해결을 내세우며 남북대화를 거부하는 또하나의 명분으로 삼아 미북간 대화채널 확보에 주력할 가능성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없지않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남북한은 지난 7월 비무장지대 총격전이라는 극한 긴장의 위험수위를 넘기고 대북경수로사업 착공, 4자회담 1차 예비회담 등을 개최했다"면서 "식량난 등 북한이 처한 현실을 감안할 때 북한은 '황장엽식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황장엽씨 망명사건이 오히려 4자회담 및 대북경수로사업 진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하며 다만 북한은 기존의 협상의 틀을 이용하며 장대사 망명처리 과정을 협상카드로 이용, 실익을 챙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북한은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4자회담 2차 예비회담에 예정대로 참여할 것이며 대북경수로 사업 등 남북간 기존에 확보된 채널은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특히 한미 양국이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한다는 기본입장 위에서 이번 사건처리에 임하고 있어 최근 순항중인 남북관계의 급작스런 좌초는 피할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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