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보기만 하세요" 역사·철학서 등 인문학 책에도 그림과 사진이 내용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인문서적의 그림과 사진은 글로 된 설명부분을 보조하는 부차적 기능을 맡아왔지만 모든 자료가이미지로 제공되는 추세에 맞춰 최근에는 내용전개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는 글자만으로 독자를 끌 수 없기때문에 어려운 내용을 시각화해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 많은분량에서 오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
'성경의 전쟁사'(노병천 지음, 좁은문 펴냄)는 성경속의 전장과 전쟁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3백여개의 칼라화보를 넣었고 '옥스포드 영국사'(케네스 O. 모건 엮음, 한울아카데미 펴냄)도 1백여개의 그림과 사진을 활용, 책내용의 이해를 높인다.
'포르노그라피의 발명'(린 헌트 엮음, 책세상 펴냄), '풍속의 역사'(에두아르트 푹스 지음, 까치 펴냄) 등도 1백여장에 가까운 그림과 사진으로 시각화해 어려운 본문 내용의 이해를 돕고있다.1천2백50가지의 사진과 그림자료를 활용해 과학사를 정리한 '그림으로 보는 과학문명의 역사'(히라타 유티카 지음, 서해문집 펴냄)와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세계사'(남궁원·강석규 엮음, 일빛펴냄)는 글로 된 책을 줄기로 그림을 재구성했지만 글이 그림의 보조역할을 하고 있다.각종 상징물을 통해 인간이 죽음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밝힌 '죽음 앞에 선 인간'(필립 아리에스 지음, 동문선 펴냄)도 4백여개의 도판을 활용했다.
'춤추는 죽음'(진중권 지음, 세종서적 펴냄), '근대 시·공간의 탄생'(이진경 지음, 푸른숲 펴냄)등도 그림과 사진을 화제로 한 대표적 국내 저작들.
그러나 컬러화보를 볼거리로 제공하고 내용은 감각적인 감상에 그치고 마는 각종 답사기나 미술감상기 등이 독자를 끄는 문제점도 없지않다.
일각에서는 "그림과 사진에만 기대다 보면 전체를 꿰뚫는 논지를 찾기 어렵게 된다"며 "이러한경향이 짜깁기식의 파편화된 지식을 양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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