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주부-피아노교사 이승희씨

"친정 어머니의 요리 솜씨를 배웠습니다. 음식의 맛도 맛이려니와 먹음직스럽던 색깔, 생각만해도군침이 돌곤 했어요. 저희 집에는 유난히 식객이 많았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요리를못하시자 제가 요리를 담당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받은 훈련 덕에 요리에 겁이 없어요. 예고없이 한 30명이 들이닥친다해도 계절 채소와 과일을 이용한 일품 요리를 금방 만들 수 있어요"올해로 막 30세. 이제 결혼생활 5년2개월째 접어든 주부 이승희씨(대구시 동구 신천동)에게 수십년 결혼생활을 한 프로주부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쩜 애숭이주부이다. 그러나 이씨는 남편 이종택씨(가구디자이너)의 96년 여름 조명전시회(대우아트홀)를 비롯한 6번의 리셉션 상을 혼자서 차린당찬 주부이다. 매번 1백여명이 넘게 참가하는 리셉션상에 올릴 김밥과 샌드위치를 혼자서 준비했다.

"요리를 하는데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아요. 케이크도 직접 굽고, 김밥도 직접 말고…"이씨는 잔손이 많이 가고, 갖가지 음식으로 한상 떡 벌어지게 차려야하는 한식상차림은 아무래도자신이 없지만 스파게티 스테이크 피자 등 간단한 양식은 신세대 주부답게 톡톡 튈 정도로 잘 만든다. 친정어머니가 대구 성당동의 나환자치료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펴는 외국인 선교사들과 친교를 맺어 자주 집에 초청하는 바람에 일찍부터 양식과 접했던 터라 정통 양식의 맛이 무엇인지도잘 안다.

현재 대구 미군부대내의 외국인학교에서 피아노교사로 활동중인 이씨는 얼마전에 끝낸 6개월간의영국체류 기간동안 브라운 소스 만드는 법을 익혀왔으며 요즘은 싱싱한 게(크렙)를 이용한 크렙스파게티를 자주 만든다.

이씨는 크렙스파게티의 비결은 소스에 달려있다고 전한다. 소스는 인스턴트소스 대신 싱싱한 토마토를 이용하여 직접 만들어야 제맛을 낸다. 4~5인분을 준비할 경우 토마토 7개, 다진 쇠고기,오레가노(향소스, 백화점에서 판다), 월계수이파리, 후추 정도 준비하면 된다. 다진 쇠고기를 볶고토마토 껍질을 벗겨 약한 불에서 뭉긋하게 졸이면서 준비한 오레가노 월계수이파리 후추를 넣고저으면서 계속 달인다. 한참 푹 끓이고나면 향이 우러나오고, 싱싱한 게(신물이 없으면 냉동게를이용해도 된다)를 삶아 소스를 끼얹으면 된다. 스파게티 국수를 삶을 때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8분 정도 삶는데 한번 부르르 끓으면 찬물을 조금 부어서 한소끔 더 끓이면 면발이 쫄깃쫄깃해진다.

이씨는 이탈리아식 양념국수인 스파게티에 신선한 게를 끼얹은 크렙스파게티는 만들기 간단하면서 자녀들 친구가 갑자기 들이닥칠때 내놓으면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할 수 있다고 들려준다.

"남편 후배나 제자들이 자주 찾아오는 바람에 외식할 기회는 드물다"는 그는 지산범물동에서 우정합창단, 사랑의 부부합창단의 반주자로도 활동중이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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