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한국당 보수대연합 구도 검토

"성사땐 대권구도 지각변동"

신한국당 핵심층에서 추락하는 이회창(李會昌)대표를 회생시키는 강력한 카드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를 끌어 들여 내각제개헌을 고리로 한 보수대연합 구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선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공산이 높아졌다.

이는 정치권내 합종연횡의 그림이 여권까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선구도 자체가 근본적인 변화를 보일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과거 3당통합에 버금가는 대규모 정계개편도 예상된다.사실 그동안 이대표의 핵심 측근들사이에서는 이대표의 지지율 소생가능성이 별로 보이지않고 있는데 이인제경기도지사가 독자출마하면 결정적인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자민련 김종필총재와의연대는 꼭 필요하다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실제로 백남치, 서상목의원 등 이대표측 인사들이 김총재 핵심측근인 김용환, 이태섭부총재 등과 극비리에 물밑접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신한국당은 현재 정강정책내용중 기본정책 5조의 대통령중심제 조항을 삭제하고 3권분립 정신에따른 정부와 국회의 민주적운영 원칙을 넣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구체적인 작업에 돌입한 인상을 주고 있다. 또 김영삼대통령이 집착한 역사바로세우기란 표현도 삭제, 구여권세력들을 포용하고 현정권과의 차별성도 보일 계획이다.

당은 이 개정안을 내부의견을 거쳐 총재직 이양을 위해 개최될 전당대회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다.이대표진영의 핵심측근들은 이미 이대표에게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조건으로 김종필총재와연대하고 이를 토대로 영남권, 구여권세력을 하나로 묶는 보수대연합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보고했고 이대표는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내에서도 상당수 의원들은 내심 내각제를 선호하고 있다. 민정계는 물론이지만 민주계의원들도 자신들의 정치적입지 존속을 위해 이를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민주계출신의원들도 다수가 연초에 경선보다는 내각제개헌을 원했지만 경선흐름을 꺾지못한 바있다.

이미 이한동(李漢東) 전 고문은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식의 우회적 화법으로 이에 호감을 표했다.이대표의 후보만들기 주역인 김윤환고문도 원래부터 내각제 옹호론자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없다. 이들은 대체로 실현가능성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을 뿐이었다. 그래서 최근 이대표의당선가능성에 의문이 생기자 핵심측근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구상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같은 자민련과의 접촉이 공개되자 이대표는 물론 백남치, 서상목의원 등은 이를 일제히부인했다.

이에 대해 자민련의 반응은 매우 신중하지만 환영하는 눈치다. 안택수대변인은 "우리의 선택의대상이 늘어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며 단적인 표현으로 심정을 드러냈다. 한 고위인사도 "자민련은 정치뿌리면에서는 국민회의보다는 신한국당과 가까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이태섭부총재는 "신한국당내에서 여러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으나 이대표가 총재직을 받고 난뒤본격적인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 여권과의 접촉의사를 내비쳤다.

아직은 신한국당의 당내 일부 견해가 최종 확정된 게 아니고 야권후보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자민련도 적지않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현재는 모색 수준으로 보는 게 타당한 편이다. 넘어야할난관들도 수두룩해서 실현가능성은 미지수다.

어쨌든 국민회의는 긴장된 표정이다. 27일 임채정정세분석실장은 신한국당이 이대표의 지지도가계속 하락할 경우 내각제 개헌과 보수대연합을 조건으로 하는 권력구조개편론을 제기할 공산이높다고 지적했다.

정가는 이같은 여당 일각의 움직임과 관련, 김영삼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되어 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일단 이대표가 총재직을 넘겨받은 뒤에야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대선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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