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인제 주저앉히기'갈등 표면화

신한국당의 내부 기류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인제(李仁濟)경기도지사는 독자출마의 운을 더강하게 떼고 있고 여권핵심층은 이지사 응징을 공공연하게 흘리고 있다. 또 서석재(徐錫宰)의원등 일부 민주계가 이회창(李會昌)대표 흔들기에 나서기로 작심했고 이대표측은 당을 주류측 인사들로 꾸려 나가겠다는 의지를 가시화하고 있다. 당내부의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는인상이다.

○…우선 이지사의 독자출마 움직임을 놓고 이지사측과 청와대 및 당지도부간의 대결이 첨예화되고 있다.

이지사는 연일 "나의 거취는 국민들의 향배에 달렸다"며 독자출마를 강도높게 시사하고 있다. 최근 민주산악회가 황명수회장을 제명하고 박태권전회장을 회장직무대리로 뽑으며 이지사 지지를노골화하고 있는 등 민주계도 일부 가세하는 모습이다.

물론 이지사가 탈당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할 듯하다. 명분이 약하다는 얘기들이 확산되고 있고동반이탈의원도 극소수에 머물고 있다. 다만 서석재, 서청원, 김운환의원 등 일부 민주계중진들은일단 당분간 이회창흔들기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지사가 바라는 구도는 탈당보다는 당내에서 이대표가 낙마하는 경우다. 그러나 김윤환(金潤煥)고문을 비롯 민정계의원들은 만일 민주계 다수가 이인제지사를 밀 경우에는 이를 절대로 용납할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그렇게 되면 집단탈당 등의 방법으로 JP와 박태준(朴泰俊)의원 등과손을 잡고 보수대연합구도를 만들겠다는 복안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여권핵심부 기류는 이지사의 동태에 대해 단호하다. 청와대의 고위인사와 강삼재사무총장 등은"이지사는 나가지 않을 것이다. 나가는 순간 죽게되어 있다"며 비리파일을 흘리고 있다. 당에 남아있는 동안 꾀하려는 이대표 낙마공세에 대해서도 '해당행위'로 규정, 강경대처한다는 의중이다.이지사는 사석에서 청와대의 김광일정치특보와 강삼재총장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는등 양측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한편 이대표측은 비주류들의 설득이 너무 소모전으로 진행되었다고 판단, 마이웨이를 외치고있다.

28일 시도지부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민정계 주류인사들로 채워버렸다. 김운환의원(부산)과 서청원의원(서울), 그리고 송천영위원장(대전)등 비주류인사들을 과감하게 탈락시켜 버렸다. 여의치 않으면 앞으로는 김윤환고문과 김덕룡(金德龍)의원 등 주류측만으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김고문의 향후 태도다. 김고문은 3주 일정의 외유길에 나섰으며 다음달 4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김고문은 이대표의 병역문제의 여파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한 측근이전했다.

최근 이대표측 내부는 김고문을 새 대표에 임명해야 한다는 흐름이 강한 편이다. 그러나 김고문측은 역할이 없는 자리일 경우는 재고하겠다는 견해다. 김고문이 어떤 구상을 하느냐에 따라 이대표의 운명이 달라진다. 김고문측도 지금은 아니지만 시간이 흘러도 이대표가 승산이 전혀 없으면 딴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내각제 개헌을 매개로 한 보수대연합 구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전해져 당내가 어수선하다. 민정계는 반색하고 있는 데 비해 민주계일부에서는 시큰둥하다. 그러나 이대표가 승리 가능성이 없다면 이같은 방법도 좋다는 의견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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