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 가족영화제 그랑프리 '마르셀의 여름'

영상언어로 푸는 가족사랑 여름날의 추억. 가을이 되면 늘 지난 여름이 그리워진다.

마농의 샘 으로 잘 알려진 작가 마르셀 파뇰은 그의 여름을 소설 어린 시절의 추억 (57년)으로남겼고 어린 시절 이 소설을 읽고 컸던 이브 로베르감독은 마르셀의 여름을 탁월한 영상언어로담았다.

마르셀의 자전적인 이야기 마르셀의 여름 은 우선 가족들의 소개로 시작된다. 교사인 아버지, 재단사였던 어머니, 그리고 동생 폴, 어렵게 결혼한 이모와 이모부. 시골별장을 빌려 이들은 모두여름휴가를 떠난다. 마르셀은 나무 위에 올라가 책을 읽고 시골 소년 릴리와 친구가 돼 산을 누빈다. 마르셀에게 시골은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마르셀에게 있어 아버지는 완벽한 인격체다. 마르셀과 아버지는 어른과 아이의 거리가 있다. 그러나 아버지에게도 약점이 있다. 이모부의 월등한 사격술에 비해 아버지의 실력과 소총은 보잘 것없는 것. 총 소리가 울리는 순간 마르셀 앞에 떨어진 대왕자고새 두마리. 아버지가 이모부에게 자신이 새를 쏘아 떨어뜨린 줄 모르고 변명하려는 순간 마르셀은 소리친다. 아빠가 잡았어요 . 다시 아버지에 대한 영광(영화의 원제는 아버지의 영광 )으로 들뜬다. 마르셀은 이 여름을 통해 아버지와 거리를 깬다. 그리고 그는 아이가 아닌 어른이 돼 있었다.

마르셀의 여름 은 가족들끼리 지낸 추억의 사건들을 오밀조밀하게 엮어 마르셀이 어떻게 우정을쌓고 가족애를 되찾고, 다른 세계를 이해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깔끔한 전개와 문학적 향취, 아름다운 영상으로 관객을 따뜻하게 감싼다. 올해 서울가족영화제 그랑프리작. 여름이 끝난 시점에다시 보는 여름의 추억. 그건 계절적 여름이 아니라 인생의 여름이다.

〈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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