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대표 전노씨 사면건의 왜 나왔나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의'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두 전직대통령의 추석전 특별사면'건의는 정국전환을 겨냥한 승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의 독자출마 움직임 등 여권내부가 결속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합의 계기를 마련, 여권의 결집을 꾀하는 동시에 정국반전을 노리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대표측은 보름앞으로 다가온 추석전에 획기적인 정국반전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노심초사해왔으며 '전·노 사면카드'는 이같은 이대표측의 다급함을 반영하고있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먼저 사면론을 제기한 데 자극받은 것이다. 김총재는 지난 30일 한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영삼대통령의 임기내 사면을 촉구했다. 사면문제에 대한 입장변화를 모색해온 그는 이날 "그분들이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않는다고 우리도 똑같이 대응해선 안된다"며 '사면전 사과와 반성'이라는 전제조건을 철회했다. 결국 이대표의 추석전 사면건의는 어차피 김대통령의 임기내 사면복권이 불가피한 마당에 자칫하면 김총재에게 공(功)을 빼앗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때문에 전격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이대표측은 그동안 사면카드를 여러각도에서 검토해왔으나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점때문에 김대통령에게 맡겨두자는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대표가 이날 사면의 시기를 추석연휴 이전으로 못박은 것은 최근의 복잡한 대선정국과 무관치않다. 대구·경북지역과 5·6공을 주축으로 한 구여권세력을 우선 결집시켜 자신이 보수세력의중심축자리를 확실하게 잡겠다는 의도를 깔고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밝힌 대통합의 정치와도 맥이 닿아있다. 그의 한 측근은 "이대표가 전·노 두 전직대통령의 조기사면을 건의키로 한 것은 대통합정치의 정신을 살리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계속 대통합의 정치를 구체화하기 위한 여러 구상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표의 추석전사면건의는 물론 두 전직대통령의 조기사면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있는 대구·경북지역의 민심에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야가 한 목소리로 전·노씨 사면을 요구하고있어 김대통령이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보인다. 또 이대표가 정국반전 카드로 내놓은 만큼 후보교체론을 일축하고 이대표중심으로의 당의 결속과 정권재창출을 강조해온 김대통령으로서는 일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대표에게 힘을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표는 두전직대통령의 조기사면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단체등의 반발에 또다른 통합카드를 마련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정국반전을 위한 그의 후속카드가 주목받고 있다.〈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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