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훈'할머니 고향방문 이모저모

○…지난30일 오후 동생 이순이씨(68)가 살고 있는 합천군 가회면 외사리 외사마을에서 하룻밤을보낸 훈할머니는 31일 오전 인근 중촌리 목곡마을에 있는 아버지와 큰어머니의 묘소를 성묘.훈할머니는 아버지 산소에 도착하자마자 무덤을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리며 "아버지 딸이 왔어요"하며 오열, 주위 사람들까지 숙연케 했다.

앳된 소녀로 떠나 54년만에 백발되어 찾은 죄스러움과 한맺힘 때문인듯 두손으로 무덤의 잔디를움켜잡고 뜯기도 한 훈할머니는 잔을 드리고 큰절을 올린 다음에도 두손을 합장해 넋을 잃은듯흐느끼자 통역을 맡은 유미양이 "너무 우시면 몸에 해롭다"며 일으켜 세웠다.

○…이에앞서 지난30일 오후 외사마을 동생 집을 방문한 훈할머니는 친동생을 찾았다는 기쁨에선지 빡빡한 일정에도 전혀 피곤한 기색없이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50여명 주민들의 따뜻한 환영에"진심으로 고맙다"고 답례.

이어 31일 오후 3시 조카인 이상윤씨(38)가 살고 있는 경산시 계양동 올케 조씨집에 들른 훈할머니는 이씨의 딸 유진양(7)과 아들 대혁군(6)의 큰절을 받은후 손을 꼭 잡고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감격에 겨워 어쩔줄 몰랐다.

훈할머니는 벽에 걸린 남동생 태숙씨(92년사망)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어릴때 눈이 그대로라고 기억을 되새기며 왜 부모님 사진은 한장도 없느냐고 아쉬워하며 눈물을 연방 훔쳐댔다.경산시 계양동 이상윤씨 집에는 20여명의 가족들이 모여 훈할머니를 맞이했고 경산시도 꽃다발과한복지 한감을 선물로 전달했다.

훈할머니 일행은 이날 오후 6시30분발 항공편으로 상경했다.

〈경산 崔奉國.합천 鄭光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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