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프로선수, 프로관중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 아직도 야구장에 남아있는 나에게 사람들은 자주 묻곤한다. '진정한 프로란 어떤 것이냐'고.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프로'에 대한 몰이해로 직업이며 밥줄(?)이기 때문에 시합은 이겨야 되고개인 성적도 좋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합전에는 카메라 셔터소리가 정신집중에 방해가된다며 인터뷰에 절대 응하지 않았고, 꼬마팬들의 사인요청은 언제나 게임뒤로 미루며 '이기는 야구'만을 위하여 달려갔다.

수년이 지나 선진 프로야구를 접하고 보니 내가 얼마나 프로답지 못한 태도를 가지고 야구를 했나 반성하게 됐다.

경기내용을 관중에게 보여주고 팔아야하는 것이 프로스포츠이다. 우승을 위해서 팬들을 외면한다면 스포츠마케팅 측면에서는 실패하는 것이 아닌가.

구단, 선수, 관중들의 의식이 프로화된다면 더이상 무리한 선수정리나, 나만 잘하면 된다는 개인주의나 패배한 경기로 인해 그라운드에 쏟아지는 무수한 깡통들이 사라지는 성숙한 분위기가 될것이다.

나는 후배들에게 프로선수의 자세에 대해 늘 이렇게 말해준다.

"프로선수의 출발을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하라고…"

나 자신을 돌아볼 때에도 3관왕을 했거나 홈런왕이기 때문이 아니라 27년을 하루같이 야구를 사랑하고 그 일에 마음을 쏟았기 때문에 이 나이까지 야구장에 남아있고 그래서 난 '프로선수'라고자부하고 싶다.

또 고마운 일은 올해들어 출장기회가 적어 2할도 안되는 타율과 1개의 홈런뿐인 내 성적에 상관없이 "이만수! 이만수!"를 불러주는 대구 관중들이다.

이들은 야구를 사랑하는 나이든 선수를 마음으로 아끼는 진정한 '프로관중'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프로야구선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