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신데렐라 영국의 왕세자빈 다이애나가 36세를 일기로 삶을 마감했다. 20세때인 지난 81년찰스왕세자와 결혼한 다이애나는 두왕자를 낳으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내는가 했으나 찰스의불륜관계가 드러나면서 파경을 맞는등 마치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비운의 일생을 보냈다.그녀의 죽음은 왕세자빈이라는 신분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세인의 관심을 끌수있는 '사건'이다. 게다가 그녀는 스캔들에 휩싸인 왕실의 이혼녀인데다 마지막 순간 애인인 이집트의 재벌2세 파예드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가다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추도의 분위기로 가득하다. 영국은 물론 전세계가 안타까워하고있다. 그러나 이같은세계의 반응에는 한국인의 정서상 쉽게 납득되지않는 부분이 없지않다.
조선왕조가 현재까지 유지돼왔다는 가정하에 한가지 경우를 상정해보자. 조선조의 왕세자빈이 세자의 바람기를 이유로 맞바람을 피우고 이혼한뒤 혈통이 다른 타국의 재벌2세와 애정행각을 일삼다 끝내는 비명횡사했다.
'나라를 망친 여자''허영에 들뜬 바람기의 화신''국민의 혈세로 호화생활을 누리면서 국가의 체면이나 왕실의 체통을 내팽개친 낯두꺼운 여자''왕이 될 어린 자식은 전혀 생각지않는 자신만 아는여자'등은 보통이고 입에 담지못할 갖가지 험담과 비난이 쏟아질 것이 뻔하다.그러나 연일 전해지는 세계의 반응은 다르다. 다이애나의 죽음을 두고 본능만을 좇는 바람난 여자라는 비난은 그다지 눈에 뜨이지않는다.
오히려 '운명을 개척해나간 여자''따뜻한 심성의 소유자''마음의 여왕''성녀''생명력이 충만한 우리시대의 젊은 여인''현대적일뿐 아니라 용기있고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에 민감한 여인'등의 찬사를 보내고있다.
합리적인 서구인들이 혼외정사와 몇번의 스캔들에도 불구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고 버킹엄궁에 추도객이 미어지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세계언론의 애도는 주로 다이애나의 이혼후 사회활동에 맞춰진다. 그녀는 지뢰제거와 암및 에이즈퇴치등 인도적 문제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였다. 아프리카 앙골라와 보스니아등을 방문, 지뢰제거운동에 앞장섰다. 파키스탄에서는 암퇴치전문병원을 설립했으며 오는 11월에는 에이즈의 온상인 태국을 방문, 에이즈퇴치 운동을 펼칠 예정이었다.
남아공의 만델라대통령은 지난해 남아공방문시 에이즈감염아들을 도우려는 그녀의 뜨거운 마음을느꼈다고 말했으며 테레사수녀는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한 매우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또 교황도 다이애나가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에 들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그녀가 신분에 걸맞게 다양한 인도적 문제에 헌신적으로 나섰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것이 일시적이거나 과시적 행동이 아니었기에 파예드와의 연인관계에도 불구 세계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한 연인으로 자리할 수 있었다.
자칫 흥미위주의 평가가 나올수도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사고로 영원한 연인을 만들어낸 서구인들의 판단이 부럽게 느껴진다.
〈국제부장 지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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