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베트남 항공기의 프놈펜 공항 추락 사고 소식이 전해진 3일오후 7시. 부인 곽혜진씨(34)와 아들 중엽(7), 성혁(5)군등 가족 3명과 함께 사고기에 탑승했다 한꺼번에 변을 당한 오형석씨(34.선교사)의 부모가 살고 있는 집(대구시 서구 평리 4동)은 순식간에절규에 휩싸였다.
"걱정하지 말라던 모습이 선한데 형석아 니가 죽다니". 오씨의 아버지 세재씨(62)와 어머니 안경악씨(57)는 달려온 친지들을 부둥켜 안고 다시는 볼 수 없을 아들과 손자들의 이름을 하염없이불렀다.
오씨가 가족들과 함께 집을 나선 것은 사고 하루전날인 2일 오전. "불교의 나라 캄보디아에 최초의 교회를 세우겠다"며 떠난지 2년만인 지난 7월,내전을 피해 일시 귀국해 가족들과 짧은 시간을보낸 뒤였다.
오씨의 외삼촌 안경택씨(53)는 "4형제중 맏이로 자란 형석이는 총신대를 졸업한 뒤 대구 서현 교회와 인천등지에서 목회 활동을 하다 평생을 캄보디아 복음 전파를 위해 살겠다며 지난 95년 3월가족들을 데리고 캄보디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오씨는 선교 활동이 금지된 캄보디아 입국을 위해 지난 90년 결혼한 부인 곽씨와 함께 전문대에입학, 자신은 물리치료사, 부인 곽씨는 간호사 자격증을 각각 취득한 뒤 의료 활동 명목으로 캄보디아에 입국해 선교 활동을 펴왔다.
캄보디아 당국도 오씨의 헌신적인 선교와 봉사 활동을 인정, 최근 오씨에게 캄보디아 최초로 정식 교회 설립을 인가해준 상태. 그토록 바라던 꿈의 성취를 눈앞에 두고 제2의 고국인 캄보디아하늘에서 한줌의 재로 변한 것이다.
사고직후 생존자 명단에 포함돼 있던 막내 손자 성혁군마저 병원에서 치료중 숨졌다는 보도가 나온 밤 9시. 오씨의 어머니 안씨는 탈진해 쓰러졌으며 부인을 위로하던 아버지 오씨도 손자의 사망 소식에는 눈물을 터뜨릴수 밖에 없었다.
오씨 가족들은 교회 신도들과 함께 기도로 밤을 지샌뒤 4일 새벽 5시 캄보디아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서울로 향했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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