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으로 간 오익제씨 무엇을 하고있나

오익제씨는 지난달 15일 월북이래 평양 고려호텔(특급)에서 1주일 남짓 체류해 왔다. 이후 북한당국은 그를 평양의 한 특별초대소로 숙소를 옮기고, 국가부장(장관)급으로 처우하기로 결정, 집과 자가용차등을 제공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북한을 취재차 방문한뒤 지난2일 귀환한 송광호특파원이 북한에서 본 지난달 31일까지의대체적인 그의 행적내용. 오씨의 행적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의 일방적 주장이 담겨있는 현지 발언을 있는 그대로 소개한다.

▨8월23일

평양주체사상탑과 개선탑을 참관. 이때 조국통일 민주전선중앙위원회 백남준서기국장등 일행과함께 평양내 주요건물등을 계속 구경.

▨8월24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 회견. 이날 저녁 회견광경및 내용을 북한TV 방영. 〈회견요지〉 나는 열차편으로 북경에서 평양에 왔으며, 내 자의로 도착성명을 발표했다. 나는 누구도움도 없었고, 간첩활동은 전혀 한일이 없다.

▨8월25일

조선적십자 종합병원 분원에서 종합검진및 치료를 받음. 진료부분은 내과, 신경과, 치과, 안과, 이비인후과, 비뇨기과등 전문적인 진찰과 각종 X-레이, 심장 초음파 검사등이었다. 노동신문은 그가북한에 온이래 혈압등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지난달 29일자로 보도.

▨8월26일

평양 영화관에서 기록영화 '빛나는 삶의 품'을 관람.

▨8월29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기자회견. 〈회견요지〉 89년 평양으로부터 처음 초청편지를 받았다. 93년10월 중국 북경에서 조선 천도교 청우당 유미영 위원장과 만났다. 94년 북한 단군릉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측 초청장을 받았으나 남한 통일원에서 허가가 나지 않았다. 지난 95년 봄 한국탈출을 기도하다 김포공항에서 여권을 압수 당했다. 96년에는 현대 정주영 회장과 함께 북에 가기로 약속했지만 무산됐다. 한국통치자들은 통일의 의지가 없다. 그들은 분단을 빌미로 안보의 이름아래 일신의 영화만 추구한다. 오늘 이남땅은 미국의 식민지 세상으로 되어 있다. 외래풍만 범람하고 부정·부패와 비리가 사회전반에 만연돼 있다. 이에비해 북한은 정의가 있고, 건전한 사회이다. 월북동기는 민족적 양심 때문으로 늦은감이 있지만 내 행동이 백번 옳았다는 확신을 갖는다.

이날 오씨는 북한의 노동신문사, 민주조선사, 평양신문사, 통일신보사, 조선중앙통신사, 평양시 방송위원회, 경제신문사 기자 질문에 답변했다.

다음은 질의 답변 요지.

-사회주의 조국에 영주하기 위해 평양에 왔는데, 그 경위를 말해달라. (노동신문사)

▲LA 김충자 여행사 사장과 함께 북경에 온뒤, 혼자 택시를 타고 북한 대사관 영사부에 가 비자를 받았다. 나는 단독으로 평양행 열차에 올랐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나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내 단독으로 결행했다.

-갑오농민전쟁 1백주년을 맞아 판문점에서 천도교 행사를 공동으로 거행하기로 했는데 무산된 이유는. (평양신문사)

▲그때가 94년인데 당시 통일원과 안기부·외무부쪽은 긍정적으로 판문점 행사를 이해했는데 최종적으로 청와대 일각에서 핵문제를 꺼내놓고 반대해 무산됐다.

-지금 오익제선생으로 인해 남한의 여야에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데 견해는 어떤가. (민주조선사)

▲그것은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사이의 당략적인 차원에서 그런것이다. 금년말에 있게되는 대통령선거에 어디까지나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남한에서 대통령선거를 하는데 대한 선생의 견해는. (조선중앙통신사)

▲대단히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나, 한마디로 말한다면 남한이 미국의 식민지 지배하에 놓여있기 때문에 미국의 의도에 의해 좌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무의미하다. 남한국민들은 선거에 대해 관심이 높지 못하다.

- 남한 종교인들과 정치인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없는가. (평양시방송위원회)

▲남한에는 80년대 민주화의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그 열기도 조국통일을 이루어 내지 못했기때문에 의미가 없어졌다. 투쟁의 열기가 민주화 열기보다 백배, 천배 불타오를때 조국통일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남한 종교인들이나 정치인들은 남한공안당국의 기만적 선전에 속지말고 자주적인 통일운동을 해야한다고 호소한다.

- 공화국 영주 소감은 어떤가. (금성청년출판사)

▲벌써 북한에 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 남한에서 선생을 간첩으로 보고 있는데 입장이 어떤가. (경제신문사)

▲그것은 악선전에 불과하다. 나는 그 사실에 대해 얼마든지 밝히고 근거를 대라고 말하고 싶다.그것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땅히 규탄되어야 한다.

▨8월31일

북한 다부작 영화 '민족과 운명' 제1~4부를 관람.

한편 북한의 한 당국자는 오익제씨가 북한에 둔 부인이 있기 때문에 함께 다시 생활을 하게 될것인가에 대해 궁금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생각임을 전제로 '만약 오익제선생이 다른여자를 원한다면 인민들로부터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宋珖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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