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정략적 改憲논의 옳지 않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의 내각제 개헌 관련 발언이 정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김총재는 지금까지 여러차례 내각제 개헌론을 주장해온 만큼 이번에도 군소 정당 총재의 소신을피력한 것 쯤으로 넘겨 버릴 수도 있을 법 하지만 시기적으로 미묘한 시점이어서 상당한 충격파를 정치권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신한국당으로는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내각제 개헌을 받아들이면 정계개편에 협조하겠다"는 야당총재의 발언은 귀담아들을만한 얘기임에 틀림없다할 것이다.

물론 곧바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내각제 개헌 불가로 쐐기를 박았지만 이 제의가 신한국당에앞으로도 계속 여운을 남길 것은 분명하다.

또 국민회의쪽으로서도 지금까지 DJP연합, 또는 단계적 내각제개헌등으로 대선 공조를 모색해오던 김종필씨가 안양만안 보선에 승리한 시점에 돌연 집권당을 향해 던진 손짓이 무척이나 곤혹스런 것임에 틀림없다.

뿐만 아니라 김총재의 제의, 다시말해 대선을 1백일 남짓 남긴 현 시점에 개헌(改憲)과 인위적 정계개편, 대선 연기등 세가지 과제를 뭉뚱그린 그의 제안은 국민들에게도 착잡함을 느끼게 한다.대선전이 이미 초반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는 현시점에 (논리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개헌론을 들고나온 JP의 저의는 무엇일까.

물론 JP는 무엇보다도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대통령에 권력이 편중되는것을 막기위한 평소 소신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저변에는 지금까지의 '이회창-김대중(DJ)'의 대결양상의 선거구도를 '보수대연합-DJ'의 선거구도로 바꾸어 집권세력에 편승하려는 집념이 깔렸다는 인상을 지울길 없다.

어찌보면 JP는 지금 김영삼대통령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으로 DJ를 압박하는 '양다리 걸치기'의캐스팅보트작전을 사용한다는 느낌마저 갖게되는 것이다.

내각제 개헌은 정치권의 합종연횡의 정략 대상으로 다루어지기 이전에 국민적 합의와 충분한 논의를 바탕으로한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대통령제의 권력 편중을 내세워 내각제를 선호하는 의견이 있는 한편으로 정치인의 이합집산이 극심해서 정당정치가 뿌리박지 못한 현실을 감안, 내각제 시기상조론도 만만치 않은게 우리 현실이고 보면 JP식의 과격한 내각제개헌 추진은 우리를 당혹케 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여야 모두가 정권을 잡기위한 방안으로 내각제 개헌을 추진한다면 이를 단호히 반대한다.왜냐하면 헌법이 한 정당이나 어느 개인의 입장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자체가 바로 민주주의의퇴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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