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만개한 연꽃이 매스컴에 자주 비춰진다. 초가을의 정취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좀더 자세히 관찰하면 연꽃과 같이 습지에 사는 식물들도 생육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습지에 살고 있는 수생관속식물은 고착성과 부유성 두가지로 나눌수 있다. 고착성인 것은 다시 정수성, 부엽성, 침수성 수생식물로 나눈다. 수중이나 수면을 떠돌면서 사는 부유성 수생식물인 개구리밥, 생이가래, 마름등과 뿌리를 박고 물속에 잠겨서 사는 침수성 수생식물인말즘, 검정말, 가래등은 물이 줄어서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한 수위의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다른 조건이 허락된다면 물의 어느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뿌리를 박고 잎을수면에 띄우고 사는 부엽성 수생식물인 수련, 왜개연꽃, 노랑어리연꽃, 가시연꽃등은 잎자루가 길어서 웬만한 수위변동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항상 잎을 물위에 띄울수 있다. 그러나 밑둥만 물에잠긴채 사는 정수성 수생식물인 갈대, 부들, 줄등은 물속에 완전히 잠겨서는 살 수가 없으므로 큰키를 가지고 항상 얕은 물가에서만 생육한다. 이처럼 습지에 사는 식물들은 수위변동에 대해서나름대로 적응하여 습지 생태계에서 각자의 서식지를 나누어 살고 있다.
다년생인 연꽃은 수생식물중에서 인간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식물이며 식용.약용및 종교적상징으로 오래전부터 재배해 왔다. 연꽃의 어린 잎은 부엽성이나 자라면 정수성이 되어 물위로곧추선다. 잎자루는 약 2m정도까지 자라므로 잎이 물에 잠기지 않는 얕은 저수지는 대개 연밭으로 많이 이용되며 중앙부가 깊은 저수지에서는 얕은 가장자리쪽에 연꽃이 자라고 있기도 하다.경북지방의 지난 4년간의 가뭄은 금호강 주변의 저수지 수위를 크게 낮추었고 이곳에서 생육하던연꽃들은 계절적인 수위변동 없이 다년간 지속되는 얕은 수심으로 점점 저수지의 중앙부로 분포를 넓혀갔다. 꽤 많은 저수지에서 지난 4년동안 연꽃의 생육지가 넓어졌다. 그러다가 올해는 비가많이 와서 저수지들이 예년의 수위로 회복되어 가뭄으로 넓어졌던 연밭은 대부분 물에 잠겼다.물이 조금 빠지면서 다시 노출된 연꽃들은 누렇게 고사된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물에서 사는 연꽃이 그들의 서식지인 물의 변화로 인해 그 속에서 죽어있는 모습을 보며 자연속에서 살면서 자연을 가혹하게 착취하고 있는 인류의 비참한 앞날을 연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고재기 (영남자연생태보존회.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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