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7대선 대구·경북의 선택(4)

"어디로 갈것인가. 누구와 갈까."

12월대선을 눈앞에 둔 지역정치인들은 남다른 고민에 빠져있다. 이번 대선과 더불어 새롭게 전개될 정치판에 어떻게 몸을 담아야 할지가 고민인 것이다.

더욱이 최근 대선정국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혼미스러워 선뜻 정치적 행보를 옮기기가쉽지않다.

그렇지만 야당 국회의원이나 무소속단체장등이 더 많은 지금의 정치구도가 지역발전이나 지역정치인의 입지확보란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로서는 연말대선을계기로 새로운 진로모색이 필요함을 잘 이해하고 있다.

우선 2대 자치단체장 선거가 당장 목전에 와있어 이번 대선이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 인식하고있다. 그래서 민심의 동향을 살피기도하고 변화무상한 정국흐름 읽기에 여념이 없다.지난 15대총선에서 대구는 13개선거구에서 여당은 강재섭(서구을)과 김석원의원(달성군)만이 당선되는 참패를 당했다. 대구민심이 현정권에 등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경북은 19개선거구에서 14명의 여당의원이 당선돼 대구보다는 괜찮은 결과를 얻었으나 기초단체장은 23개시군중 14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돼 대구상황과 비슷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반여(反與) 비야(非野)로 풀이되는 이러한 지역의 정서를 이번 대선에서 지역정치권은 어떻게 대변해야 할까. 15대총선때와 비교해 볼때 상황이 급변한 것은 아니지만 점차 달라지고 있는것은부인할 수 없어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정리하는데 매우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 총선결과 대구·경북은 야권이 부각되는 새로운 기류를 형성했다.

그것이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했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이런 기류가 이번 대선에서 대구·경북의 선택에 무게를 더해 주고 있는 이유중 하나다.

그래서 지역정치인들서는 어떤 형태로든 이러한 변화속에 새로운 정치적 입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반여정서라고 하지만 여당이 대선에서 승리를 한다면 여당에 입당할 사람도 적지 않은것도 대구경북 정치권의 변화된 기류다.

그래서 지역 정치권의 세력화와 새정권에 대한 지역역할론이 충분한 정치적 명분이 된다면 정계의 대폭적인 개편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것이다.

특히 광역의원등 다수의 무소속인사들은 지역민심에 따라서는 12월 대선승리주자와 합류, 대구·경북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이들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대선과정을 통해 이들이 취할수 있는 길은 여당등 새로운 정파와의 제휴등 여러갈래로 예상해 볼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것은 지역의 정서나 힘있는 정파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것이다.

자치단체장들은 내년 선거와 맞물려 당선에 유리한 세력과 제휴해 자신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고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대로 새로운 정치판의 중심세력으로 변신하고 싶어하고 있는것이다.

신한국당 소속의원들은 경선과정에서 보여주었 듯이 정권재창출 가능인물에 모일수 밖에 없고 자민련이나 무소속의원은 명분만 맞으면 지역봉사와 발전을 위해 정권창출세력과 연대하길 바라고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이회창(李會昌)체제가 흔들리면서 대선 정국이 매우 불투명해지자 지역에서 여당입당을 고려했던 일부 무소속 인사들은 물론이요 많은 정치인들이 향후 자신의 거취를 숨기며 유동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이다.

여권에 유동적이라고 해서 지역 정치인사들이 DJ와 연대할 분위기는 더욱 아닌 것으로 보인다.또 조순(趙淳)이나 이인제(李仁濟)와의 제휴도 이들의 정치적 실체가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아 당장의 변수가 될것 같지도 않다. 박태준(朴泰俊)의원이나 자민련 박철언(朴哲彦)의원과의 연대를통한 중심세력화 가능성도 하나의 방안으로 상정,저울질해 보고 있는 정도이지 성사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무소속의 한 정치인은 "현재로선 어느당에 대한 입당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정책과 정당의 지도자가 마음에 들면 당에 들어가는 것도 고려할 수는 있다"고 말해 지역정치권의 관망적 입장을 대변하는 듯했다.

〈鄭仁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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