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정기국회에 기대한다

10일부터 제185회 정기국회가 열린다. 이번 국회는 국가 경제가 곤두박질 치고 정치권이 대선 정국의 소용돌이 속에 개최되는 것인만큼 국민 입장에선 오히려 과거 어느때보다 제 몫을 톡톡히해내야 된다고 기대할만하다.

그러나 여야는 이미 대선일정(大選日程)을 고려 회기를 30일이나 단축, 11월18일까지 70일간의 일정으로 정기국회를 갖기로 합의하고 있어 이번 국회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넘겨질 공산이 더욱 커졌다.

더구나 종래 20일간의 일정으로 국감이 치러질때도 주마간산격 감사가 논란의 여지를 낳았거니와이번 회기에는 국감 일정을 그나마 18일간으로 단축하고 있어 사실상 국정감사가 제 역할을 할는지 의심스럽다.

우리는 지금 국가적으로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잇따라 기업들이 도산하고 대졸생들의 취업률 또한 과거 어느때보다 나빠지고 있다.게다가 대통령 임기말의 '레임덕'까지 겹쳐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 현상이 도처에서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때인만큼 국회나마 서슬이 시퍼렇게 눈을 뜨고 경제를 챙기고 복지부동 하는공무원이 있다면 그들을 옥죄어서 국가 경영을 제대로 하게만들 형편인데도 대선 공방전에 여념이 없으니 큰 일이다. 우리는 이번 정기국회가 대통령 선거일정과 겹쳐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이 시점 경제의 회복과 민생의 안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는 만큼 여야는 계류중인 민생법안을 매듭짓고 경제 활성화 대책 마련에 진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이미 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자질을 검증키로 하고 잇단 대정부질문을 통해 이대표에 대한 2차 공세를 벌이기로 했다 한다.

이대표 아들의 병역(兵役)문제가 대선전(大選戰)의 호재라 할지라도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이란 두가지 현안문제보다 이것이 더욱 중요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아무리 대선전이 중요하다 할지라도입법(立法)과 행정부 견제라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최소한이나마 지켜주기 바란다.여야는 정치개혁을 다짐하면서도 대선이 1백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 대선의 기본 '룰'이랄수있는 정치개혁입법조차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겨우 사조직 선거운동 금지를 여야간에 합의했을뿐 정치자금 기탁, 떡값성 정치자금 처벌등 중요사안은 손도 못대고 있는 것이다.

여야는 단축된 일정이나마 민생안정, 경제활성화, 정치개혁 입법의 세가지 과제를 매듭지어줄 것을 국회개원에 부쳐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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