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의 10일 기자회견은'국민대통합의 정치'라는 화두속에 대통령직과 당권을 분리하는 권력분점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정치권 개혁방안이 핵심이다. 또 '당내중진협의회'를 구성하겠다는 것은 비주류세력들을 포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대표가 회견서두에 "경선뒤끝이 분열과 갈등으로 비쳐진 것은 이 모두 저의 불찰과 부덕의 소치였다"며 사과하고 나선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의 정치권 개혁은 그의 표현처럼 "대통령 1인에 의한 통치가 아니라 권력주체들이 함께 협력하고 책임지는 국가경영, 조화와 통합의 정치를 위해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총리와 국회의장,여당의 대표 등에게 분산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대표는 △책임총리제를 도입, 인사와 조각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국회의장은 당내 경선으로 내정하고 당적을 이탈시켜 입법부의 권위를 높이도록 하며 △여당대표에게 주요 당직의 인사권을 주는 등 당운영의 전권을 보장하고 △원내총무를 의원총회에서 경선하는 등 정치권을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경선주자들과 당내 중진들로 '중진협의회'를 신설, 당운영 전반을 협의하겠다는 방안은비주류세력들을 끌어안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대표측 일부에서 복수부총재제나 최고위원제 등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대선을 앞두고 총재-대표로 이어지는 현행 당체제를전면개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에 따라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재섭(姜在涉)정치특보도 "전투를 앞두고 지휘부와 편제를 바꾼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대선후에 바꾼다고 약속할 수도 없지 않느냐"며 당체제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물론 이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정치개혁과 당 개혁방안은 대부분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가 요구한 당개혁안에 포함된 내용들이다. 독자출마 수순을 밟고 있는 이지사를 겨냥한 측면이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이대표가 "인신공격성 비방폭로로 정치를 혼탁하게 하는 구시대 정치행태를 탈피하겠다"며 인신공격 지양방침을 밝힌 것이나 국가안보특위를 구성하겠다는 방안은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한 야당의 공세와 색깔논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회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한편 이대표는 지정기탁금제 개선을 전향적으로 검토했으나 여권내부의 반발로 일단 접었다. 이는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보수대연합 구도 등 유동적인 정치상황을 감안, 대야 협상카드로 남겨둔 것이라는 해석도 낳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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