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속의 과학-달세계 여행

"100년前 만든 첫 SF物" 지난 5일 성황리에 끝난 제1회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우리 국민들이 영화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새삼 가늠할 수 있는 영화잔치였다. 이 영화제에서 우리는 100년전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SF영화 조르쥬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 (1902)을 볼수 있었다.

영화를 발명한 사람은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지만, 영화가 예술이 된 것은 조르쥬 멜리에스 덕분이라고 한다. 1895년 파리의 카퓨신느가에 있는 그랑카페에서 뤼미에르 형제가 세계 최초의 영화를 상영하던 그날, 그곳에서 멜리에스는 영화 라는 새로운 경이를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상영이 끝나자마자 달려가 뤼미에르 형제에게 판권을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나 뤼미에르 형제는 이새로운 기계장치가 그저 과학적 발명품에 지나지 않는다 며 거절했다고 한다. 그후 멜리에스는미국의 발명왕 에디슨이 만든 키네로스코프 라는 영화 기계를 통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SF영화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멜리에스의 달세계여행 은 인간을 대포로 쏘아 올려 달세계로보내지만, 달의 눈을 맞추게 되어 달이 찡그리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비록 문학적인 은유로 표현되어 있긴 하지만, 달로 우주선을 띄우기 훨씬 전에 만들어진 영화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따지고 보면 현재 달로 우주선을 보내는 원리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특수효과가 최초로 사용된 이 영화를 만든 멜리에스는 원래 마술사였다. 아마도 그때까지는 영화의 특수효과가 과학기술보다는 마술적인 눈속임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나 보다. 그러나 그 후 특수효과는 과학기술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고 1977년에 나온 스타워즈 는 과학의 시대 에 특수효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 옛날 멜리에스 시대에 마술이 했던 특수효과가 과학기술로 대체되게 된 것이다.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의 개막 영화로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 이 선정되었다는 것은 예술로서의 영화의 시작을 다시 한번 목격할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 더욱 뜻깊다 하겠다.

정재승(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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