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넉넉한 가을 노래하는 3인

"유익종·장필순·안치환 가을이다. 넉넉한 한가위. 고향으로 달리는 차안에서 무슨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 유익종, 장필순,안치환. 가을만큼이나 넉넉한 분위기의 중년 가수들이 잇따라 새 앨범을 내놓고 활동을 재개하고있다. 물론, 가을냄새가 물씬 풍긴다.

'해바라기'의 전 멤버였던 유익종은 '유익종 1/3'이라는 타이틀의 앨범을 내놨다. 오래전에 발표됐던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모아 만든 일종의 리메이크 앨범. 김광석이 불렀던 '거리에서', 노영심이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 그밖에도 '사랑', '사랑하는 그대에게', '비가' 등 30.40대에게 사랑받았던 노래들을 모았다. 방송에서 가수들이 새 노래를 들고 나올 때마다분위기를 바꾸는게 추세인 요즘, 유익종은 해바라기 시절부터 전혀 '변신'을 시도하지 않고 있는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꼽힌다.

5집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를 발표한 장필순 역시 변함없는 가수. 가볍고 허스키한 목소리와힘들이지 않는 그녀의 창법은 언제 들어도 가을 분위기다. 이번 음반은 특히 프로듀서로 최근 변신한 조동익과 호흡을 맞춰 한국적인 퓨전음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 장필순 특유의 서정성이 묻어나는 '첫사랑',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 외에, '스파이더맨', '풍선' 등은 운전대를 가볍게 두드려가며 들을 수 있는 노래.

안치환은 30대 이상에게 조금 특별한 의미로 기억되는 가수다. 대학시절 민주주의의 '전사'에서최근 사랑의 '전령'으로 변신하긴 했지만 여전히 가볍지 않은 음악. 그런 그가 내놓은 새 앨범은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노래들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앨범의 타이틀도 '노스탤지어'. '새'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시),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양성우 시) 등의 노래를 다시 부르는 안치환은 "오랜 세월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순수한 노래들을 다시 부르게 됐다"고 앨범머리에 밝히고 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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