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석 연휴 볼만한 가을영화 20편

"넉넉한 추석 따뜻한 감동도 함께" 비디오로 만나는 훈훈한 만남, 넉넉한 여유.

영화모임 영화언덕(회장 권태엽)은 추석 연휴 볼만한 가을영화 20편을 선정했다. '스모크''레인맨''프랭키와 쟈니''정복자 펠레''인생'…. 따뜻한 감동이 전신을 휘감는 맛깔스런 작품들이다.웨인 왕감독의 '스모크'는 통상 달다고만 느꼈던 미국 영화의 편견을 깨트려주는 작품.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하고 진솔한 삶의 편린을 통해 인생의 진리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삶의 무게는 어느 정도될까? 짓누르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덧없이 흩어진다. 마치 담배연기처럼. '스모크'의 무대는 뉴욕 브루클린 어느 모퉁이의 담배가게. 주인 오기와 단골인 작가 폴, 그리고그들과 연관되는 몇사람들의 각기 다른 삶의 이야기가 등장인물들의 이름으로 된 5부로 구성돼있다. 그들이 피워대는 담배연기에는 향수가 가득 담겨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진한 삶의 맛도 배어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 톰 웨이츠가 'INNOCENT WHEN YOU DREAM'을 남저음목청으로부르는 에필로그가 가슴을 찡하게 누른다.

'프랭키와 자니'는 중년 남녀의 사랑을 그린 산뜻한 로맨틱 코미디.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노총각프랭키와 노처녀 쟈니가 이루는 사랑의 과정이 잔잔한 재미를 준다. 특히 중하류층 남녀의 사랑이야기라 서민적인 맛과 절절함을 더해준다.

유럽영화로는 '쥬드'와 '정복자 펠레''토토의 천국''브레스드 오프''마농의 샘'등 5편.토마스 하디의 비극 '비운의 쥬드'를 원작으로 한 영국영화 '쥬드'는 금기된 사랑을 하는 청년 쥬드와 생기 넘치는 여자 수의 사랑이 주인공들의 섬세한 연기로 펼쳐지고, '정복자 펠레'는 고향을떠난 늙은 아버지와 어린 아들의 모습이 애처롭고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최근에 출시된 '브레스드 오프'는 폐광위기의 탄광 브라스 밴드를 통해 살아남기를 보여주는 감동 드라마. 탄광노동자들의 분노와 슬픔이 브라스밴드의 경쾌한 리듬과 부조화를 이루며 짙은 애환을 느끼게 한다.

동양권에는 배창호감독의 '러브스토리', 임권택감독의 '축제'를 비롯 이안감독의 '결혼피로연'등이선정됐다.

'축제'와 '결혼피로연'은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주는 작품. 고풍을 지켜온 아버지와 동성애 아버지라는 극단적인 갈등에도 불구하고 '결혼피로연'은 세대와 가치관의 차이를 뛰어넘는 따뜻한 사랑과 유머가 있다. '러브 스토리'는 흥행에는 참패했지만 보편적이고 평범한 사랑이야기가 가을맛을 선사한다.

〈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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